[블로거 기자단-엔자임]

작년보다 훨씬 많은 작물과 재배면적이 늘어났다. 지난 3월에 감자를 처음으로 파종하면서 시작되었던 일들은 하루의 짧은 휴식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 바람에 많은 휴식을 가질 수 있었지만 올해는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하늘이 주는 휴식마저 얻기가 힘든 것 같다.

아지랑이 피어 오르던 봄날의 파릇함의 일상마저 남겨지지 않은채 찔레꽃, 아카시꽃 향기도 예전의 기억으로 올해 봄을 지내고 말았다. 파종을 하고난 후 간절한 비의 기다림과 땅이 전해주는 흙내음, 골패인 이마를 흘러내리던 굵은 땀방울만이 봄을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봄이 되면 새로운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산골농부의 잔잔한 일상을 전하고자 했는데 올해도 역시 바쁜농사일에 사진 한장 올리지 못하고 말았다. 소소한 저의 농부일기를 같이 하고자 했던 많은 분들께 죄송하기만 할 뿐이며 이해해 주시길 말없이 바랄뿐이다.



작년보다 두배로 늘어난 농지로 조금의 여유가 생겨 올해 강낭콩을 심어봤다. 예전의 강낭콩은 껍질이 두껍고 맛이 별로였지만 몇 년전부터 재배되고 있는 강낭콩은 울타리콩과 만나면서 서로의 장점만을 얻게 되어 그 맛이 팍신한게 여름날 밥에 얹어 먹으면 정말 맛이 좋다.

강낭콩은 키는 작지만 꼬투리가 윗부분에 달리면서 쓰러질 염려가 있고 넘어지면 바로 썩어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말뚝을 박고 줄을 매어 지지를 해주어야만 된다. 또한 불같은 태양이 내리쬐는 시기와 장마기간에 수확하게 되는 관계로 재배중 많은 부분을 신경쓰게 만든다.

비가 와도 여문 것은 수확해야 할 정도로 습기에 약하고 수확시 달라붙는 잎과 익은 녀석들만 하나씩 골라 따야하는데 이는 많은 시간과 몸의 수고를 요구하게 된다.

지난 6월 7일 여기저기 강낭콩 꽃이 피어난다. 넓은잎 사이로 피어나는 수줍은 분홍빛 꽃은 자꾸만 시선을 머물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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