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기획재정부가 지난 26일 또다시 인천국제공항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과 가스 산업 경쟁도입, 전기안전공사 기능 조정 등 3개 과제를 19대 국회에 법안을 재상정해 조속히 추진할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인천국제공항 매각을 추진했으나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때문에 MB정부 말기에 공항 매각을 재추진하려는 정부의 이와 같은 방침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 매각강행 소식을 접하는 네티즌들의 생각은 90%가 부정적이다.

네티즌들은 MB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서두르는 것에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인천공항을 민간에 매각하려는 이유는 뭘까?

MBC 시사매거진 2580은 2010년 8월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인천공항의 지분 49%를 민간에 매각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인천공항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인천공항을 매각하려는 입장에 대해 세계적 허브공항이 되려면 선진 운영 방법을 배워야 하므로 부분적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연 민영화가 되면 선진운영방법도 배우고 공항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일까?

기획재정부는 인천공항의 매각을 강행해야 하는 몇 가지를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 인천공항이 세계 1등으로 잘 굴러간다는 보도는 영국의 서비스평가 업체만의 발표일 뿐 인천공항은 화물수송량을 제외하면 모두 20위 밖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둘째, 민영화는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것일 뿐 49% 지분 매각은 민영화라 보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세계적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셋째, 현재의 인천공항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보는 것은 엄청난 착각과 공항공사의 오만이라는 시각을 들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인천국제공항의 서비스가 세계 1등에 등극했다는 뉴스를 애써 무시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공항전문가들도 인천공항 경영 비법을 배우기 위해 해외 항공관련 인사 4천여 명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인천공항 운영 기술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을 통해 세계 1등 공항의 선진기술을 배우려한다는 정부방침에 대해 오히려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공항 매각을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7년 연속 세계 1위, 흑자운영의 인천공항을 선진화 한다는 뜬구름을 제시하면서 매각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방침대로 매각이 이루어질 경우 장물 임자는 이미 정해진 것이며 MB가 이에 깊이 관여되어 있을 것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MB정부는 그동안 내곡동 사저를 비롯하여, 대통령 친인척비리와 저축은행사태 등으로 도덕성은 이미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게다가 최근 KTX 민영화와 차세대 전투기사업 등이 진행되는 동안 여론은 이명박 정부가 병적일 정도로 인천국제공항 민영화에 집착하는 것에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설사 인천국제공항의 민영화가 절실하다고 해도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옛말에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이라고 했다.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며,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한 것은 불필요한 의혹을 사지 말라는 뜻이다.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매각을 강행할 경우 정부에게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MB정부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불신의 늪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게 되어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매각의 당위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19대 국회와 차기 정부에 공을 넘겨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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