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햇빛창공] 저자 '가나와 히데오' 20년간 경험 통해 밝혀

또 좋은 책을 받았습니다. 책을 누군가에게 선물 받으면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이젠 당연하게 여겨지고 책을 받는 것이 가장 행복합니다.

학창시절엔 책 사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책값으로 딴짓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시절 누군가 나에게 책을 사 주었다면 옛날 어르신들 말씀대로 '농사나 짓고 있을 놈'은 안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나에게 주어지는 책은 옆구리에 끼고 한껏 폼을 잡을 수 있는 어려운 책이거나 빳빳하고 그림이 근사한 그런 책은 아닙니다. 시골살이 이야기, 농사 이야기, 진정한 먹거리 이야기가 담긴 푸릇푸릇한 소박한 책입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결코 소박하거나 허술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접하는 책들은 흥미롭고 당연시 여겼던 것에 비수를 꽂아 짜릿해지며 그 여운은 오래 남습니다. 이번에 접한 책 또한 그렇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담은 '진짜 채소는 그렇게 푸르지 않다'. 자연재배로 키운 채소를 유통하는 '내추럴하모니'의 대표이사이자 자연친화적 삶을 전파하는 이 책의 저자 가나와 히데오는 20년간 자연재배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진정한 채소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당연하게, 너무 익숙하게 여겼던 채소에 대한 진실이 밝혀집니다.



자연재배란 야산의 초목을 본보기 삼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밭에 재현하는 것으로 비료와 농약 등 인위적인 물질을 일절 더하지 않고 작물을 키우는 재배법입니다. 건강하고 신선하고 맛 좋은 채소를 키워내는 가장 훌륭하고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자연재배'는 채소 본연의 힘과 자연의 힘만으로 오롯이 자라 채소의 참맛을 만들어 냅니다.

흔히 비료라 하면 화학비료만이 흙과 몸에 해로울거라 생각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양질의 퇴비라 여겼던 유기질비료 조차 자연상태의 흙에서는 불순물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색이 짙은 채소가 신선하고 벌레먹은 채소가 맛있다?' 정말 그럴까요. 자연상태에서 자란 채소는 색이 그리 짙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료가 채소의 색을 짙게 합니다. 또한 벌레는 채소에 병의 원인이 있다고 알려주는 존재입니다.

'상온에 채소를 오래두면 썩는다?' 자연상태의 풀을 썩는 법이 없습니다. 시들어 말라 버리지요. 그래서 자연재배를 한 채소는 썩지 않고 시듭니다.

'유기농, 친환경 채소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유기농과 친환경 재배 작물은 성분만 다를 뿐 비료와 농약을 사용합니다. 채소를 일정기간 놓아두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자연재배한 채소는 시들어가지만 유기농 친환경으로 재배한 채소는 썩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동물성유기물비료가 더 빨리 썩음을 알 수 있습니다.

'풀이 자라는 땅과 지렁이가 사는 땅은 완전한가?' 흔히 풀이 자라고 지렁이가 사는 토양은 좋은 토양이라고 합니다. 풀이 자라는 것은 자연이 스스로 정화하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크고 억센 풀들이 자라고 죽기를 반복하다가 안정이 되면 키 작은 풀이 자란다고 합니다. 지렁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땅 속에 분해할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렁이가 모여들게 됩니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지렁이가 사는 토양은 분명 좋은 흙이지만 완전한 자연상태의 흙은 아니라고 합니다.



불순물이 제거된 안정된 토양에서 오래도록 나고 자란 고정종의 채소를 먹기란 거의 불가능한 세월이 되었습니다. 씨앗은 '생의 근원'인데 요즘의 씨앗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엔 텃밭에서 나고 자란 채소의 씨앗을 채집해 이듬해 같은 자리에 씨앗을 뿌려 채소를 먹었지만 요즘은 그런 씨앗으로 자란 채소를 찾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 땅의 흙은 어떨까요? 30년된 사과나무가 자라는 사과밭은 화학비료는 물론 유기질비료를 주지 않고 3년을 굶겼습니다. 첫 해는 크고 억센 풀들이 기승을 부리더니 해가 갈 수록 짧은 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정화를 하고 있는 걸까요?

저자는 벌레가 생기고 풀이 자라는 것은 자연정화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불순물'이 들어 있지 않은 채소는 병에 걸리지도 않고 벌레가 생기지도 않는 것이 자연재배의 개념인데 벌레는 채소에 병의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존재이며 병은 작물에 불순물을 내보내기 위한 정화작용이라고 말합니다. 불순물, 그러니까 비독을 자연정화 하려면 인위적으로 투여한 양과 기간만큼 정화의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합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땅에 투입되는 인공적인 것들, 유기질 비료, 화학비료 등은 벌레를 모여들게 하고 그 벌레를 몰아내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간섭은 흙의 자연정화의 고리를 끊어 점점 더 많은 것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로 변해 악순환이 계속 된다고 합니다. 더 빠르게, 더 맛있게,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온 탓에 생산량은 늘었지만 영양가는 떨어졌습니다. 자연과 순환하지 못한 탓에 진짜 채소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누구나 시장에 가면 좀 더 푸르고 싱싱해 보이는 예쁜 채소에 눈과 손이 가게 마련입니다. 이익을 창출하여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생산자는 소비자의 눈에 들어오는 구미에 맞는, 소비자가 원하는 채소를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해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 예쁘게 만들어내야 하니 생산현장에서는 인공적인 것들이 동원됩니다.

진짜 본연의 맛을 내는 채소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자연이 순환하며 공생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철저하게 조작 되어지는 맛, 그 맛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이 자연의 균형이 잡힌 고유의 채소 맛을 접한다면 어쩌면 거부감이 들지도 모릅니다.

자연은 무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엇 하나 두드러지지 않고 둥근 세계를 그리며 순환한다. 무언가가 손해를 보는 일도 없다.

다시 자연을 차분히 둘러보자. 그리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불평과 불만이 있다면 그 문제에서 눈을 돌리지 말고 용기를 내서 원인을 찾아보자. 마음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면 마음도 틀림없이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간다. 그러면 주변에서도 좋은 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채소에 대한 오류를 되짚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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