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급 8강전에서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 번복으로 승리를 도둑맞은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동메달을 따내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다.

조준호는 30일(한국시간) 런던 로열 탬스 요트 클럽에 위치한 팀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조준호는 전날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2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수고이 우리아르테(28)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8강전에서 조준호는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승리를 빼앗겼다.

지난해 파리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에비누마 마사시(22·일본)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조준호는 심판 3명의 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두는 듯 했지만 심판위원장이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한 뒤 심판을 소집해 이야기를 나눴고, 조준호의 손을 들어줬던 심판 3명은 모두 에비누마의 승리로 판정을 뒤집었다.

갑작스러운 판정 번복으로 승리를 놓친 조준호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좀처럼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값진 동메달로 심리적 쓰라림을 극복했다.

조준호는 "8강전에서 지고 나서 상당히 아쉬움이 컸는데 동메달 결정전과 패자전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투지를 보여주자'고 약속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준호와의 일문일답

- 8강에서 당한 패배로 심리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극복했는데.

"8강전에서 지고 나서 상당히 아쉬움이 컸는데 동메달 결정전과 패자전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투지를 보여주자고 약속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 판정 번복 당시 심경은.

"졌을 때, 너무 아쉬웠지만 동메달결정전에서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게 돼 매우 기쁘다. (번복 당시에는)이겼다고 생각했다가 판정이 번복됐으니까 천국에서 지옥을 오간 기분이 아니었나 싶다."

-왜 그런 판정 번복이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수긍할 수 있었나.

"경기 후반에 좀 큰 포인트를 빼앗긴 것도 있다. 나는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고 판정은 심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한다."

-향후 계획은.

"국민 여러분들께서 많이 격려해주셔 감사하고 이번에는 아쉽게 3등 했기 때문에 다음 브라질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 대표선발전에서 제친 최민호의 몫까지 했는데.

"(최)민호 형까지 몫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하고 싶었는데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다. 민호 형이 잘 했다고 수고했다고 해줘서 마음은 편하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최민호의 훈련파트너로 왔었는데.

"파트너로 베이징올림픽 거치면서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꿈을 더욱 키울 수 있었고 금메달은 아니지만 꿈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스럽고 매우 기쁘다."

-유도에서 왕기춘, 김재범에게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쏠렸는데.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이 부러웠고 나도 잘 해서 받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선수가 조준호가 이겼다고 했는데.

"에비누마 선수가 겸손하게 잘 대답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박빙의 경기여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시합할 때 미웠는데 고맙다."

-할머니 돌아가셨다는데.

"어제 부모님 만나서 들었다. 일본 전지훈련 때 돌아가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금메달 따서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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