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kg급 8강전에서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 번복으로 승리를 날렸다.

그러나 문원배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은 종합적으로 판단, 심판진의 판정이 정확했다고 설명했다.

문 심판위원장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열 탬스 요트 클럽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경기 룰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잘못 아신 것 같다. 어제 판정은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준호는 에비누마 마사시(22·일본)와의 8강전에서 심판진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 번복으로 졌다.

지난해 파리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에비누마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조준호는 심판 3명의 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심판위원장이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한 뒤 심판을 소집해 이야기를 나눴고, 조준호의 손을 들어줬던 심판 3명은 모두 에비누마의 승리로 판정을 뒤집었다.

갑작스러운 판정 번복으로 승리를 놓친 조준호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좀처럼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문 심판위원장은 "유효 10개를 따도 절반 1개를 따라가지 못한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조준호가 졌다고 볼 수 없지만 큰 포인트가 있는 기술에 비중을 더 주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진의 판정이 잘못됐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에는 심판위원장이 무선을 통해 주·부심에게 알려주고 기술이 번복되는 경우도 있다. 룰 상으로도 모두 있는 내용이다"고 더했다.

문 심판위원장에 따르면, 주·부심이 판단한 내용이 오류가 있을 경우에 심판위원장의 재량으로 다시 판정할 수 있다.

문 심판위원장은 "어제 경기의 주·부심이 (일본 선수의)큰 포인트를 인식하지 못하고 조준호가 이긴 것으로 착각해 판단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유도는 전통적으로 주·부심의 기술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돼 왔다. 그러나 국제유도연맹(IJF)은 사람의 눈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부분과 판단이 어려울 경우에 한해 비디오 판독과 같은 보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심판들이 더욱 공정한 판정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조준호의 8강전도 이 같은 맥락에서 빚어진 일로 풀이할 수 있다.

문 심판위원장은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을 마쳤다.

IJF도 공식홈페이지(www.ijf.org)를 통해 "8강전에서 판정이 뒤집힌 것은 최종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이날 발표했다.

조준호는 "경기 후반에 좀 큰 포인트를 빼앗긴 것도 있다. 나는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고 판정은 심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한다"고 담담히 8강전 패배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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