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포데로샤]

TV를 아예 안 보고 살 준비가 덜 됐다. 그러나 이 집으로 이사올 때 유선방송을 설치하지 않았다. 채널이 다섯개라도 충분히 볼만하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나는 SBS의 '생활의 달인'을 좋아한다. 누구나 1만 시간을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그냥 우리 주변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진정한 승리자들이다. 보면 신기하다. 존경스럽다. 배울 게 많은 프로그램이다.

또 좋아하는 프로가 KBS의 현장다큐 '공감'이다. 워낙 밤늦게 해서 자주 볼 수 없지만 간혹 보면 맘이 짠하다. 기구한 사연을 가진 가족들은 어찌나 많은지.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족들 모두가 어려운 처지에 있고,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TV를 보면서 큰 돈을 선뜻 내는 독지가나 후원가가 있다는 것을 볼 때면 정말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난 주 이 프로그램의 작가분에게 연락을 받았다. 내가 알고 있는 한 조손가정의 사연을 방송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담당 적십자 결연봉사원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가족은 금전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위기가정이니까 이 프로그램을 거치면 큰 도움을 받아 생활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봉사원이 가서 설득을 했지만 어르신이 반대했다. 아이들이 상처받을까봐 걱정이 된 것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예전 초등학생이 아니다. TV에 손주 얼굴이 나가면 학교 아이들이 혹여 왕따를 시키지 않을까, 그리하여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돼 할아버지는 끝내 방송출연을 포기했다.

가족의 뜻을 존중한다.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건 가족이니깐 말이다. 그런데 자꾸 마음이 쓰인다. 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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