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정국에 또다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의지를 담은 그의 신간 '안철수의 생각'은 발매 3일 만에 매진되더니, 2주 사이에 40만부 이상 팔리면서 눈 깜짝할 사이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했다. 그가 출연한 힐링캠프는 최고의 시청률까지 갱신했다.

그러면서 대선출마조차 선언하지 않은 안철수 잠재후보는 여야 막강 후보인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를 물리치고 1위로 다시 부상했다. 안철수 신드롬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무얼까? 정당도, 조직도 없는 무소속 후보가 어떻게 오랫동안 국민적 지지를 받는 걸까? 그것은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의 뿌리가 그만큼 깊다보니, 그에게 바라는 기대도 스쳐가는 바람 이상으로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 유력후보가 된 배경에는 그의 소탈함과 신선함, 도전정신, 도덕성에 곁들여 정치를 뿌리째 바꿔야 한다는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안철수 신드롬'을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드롬이 지속되자 이를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유력 후보는 31일 안 원장이 최태원 SK 회장 구명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는 것 아니겠나. 그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라고 안 원장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원장은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다. 비판과 지적을 받아들이겠다."며 사실을 즉각 인정했다. 안 원장이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는 이런 신속한 대응도 기존의 정치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신선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안철수 동영상'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이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경제사범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을 담은 동영상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안 원장은 여기서 금융사범 등 경제사범들을 "잡히면 반은 죽여 놔야 돼요", "그런 사람 사형을 왜 못시켜요?"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안 원장의 확고한 주장을 확인한 지지자들은 환호한 반면, 비판론자들은 이중적인 잣대구조를 갖고 있다며 비아냥대고 있다.

여권은 안 원장과 관련하여 후속타는 물론 교통법규 신호위반 사실까지 공개하겠다는 분위기다. 필자는 지난번 본란을 통해 안 원장이 정치권의 대선 유력후보로 부상했으니 이제는 분명한 출마 변을 밝히고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라살림을 총괄할 대통령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도덕적 검증도 하지 않고 선출하는 불행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2012 대선에서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후보를 선택했으면 한다. 대선 후보는 원칙을 지키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안 원장이 이달 중 출판기념회와 국민과의 대화에 이어 9월 출마설 시나리오를 흘리면서 국민의 귀와 눈이 온통에 그에게 쏠리고 있다. 구시대적인 네거티브 선거 전략은 없어져야 하지만 대선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시민단체등과 연계하여 검증조직을 만들어 질의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이를 후보들에게도 공개 질의하는 후보 검증과 공약 점검이 철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국가의 가장 큰 대사인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를 검증해주는 작업은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침은 없을 것이다.

대신 후보자 검증 작업은 모든 후보에 대해서 하되, 유력후보는 더욱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시대가 원하는, 대선후보를 선택하려면 새로운 점검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SNS상에서 후보 검증자료를 공개적으로 올리고 대답하게 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면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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