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30대에게는 곧 다가올 내일이 마흔이고, 40대에게는 바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마흔이며, 50대와 60대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성찰해보며 인생을 준비하였던 그 시점으로 되돌아가 리뉴얼 해보고 싶은 시간으로, 남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기 위하여 점검해 봐야하는 시점이 바로 '마흔'이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의 현실은 고임금 대비 무능력으로 치부되어 퇴직을 강요당하는 기업 풍토 속에서 다가올 퇴직에 대한 마땅한 준비 없이 삶의 중심에서 멀어져가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과거 경제 현장의 최일선에서 이른바 베비부머에 해당하는 약 750여만 명의 산업역군이 피와 땀으로 지금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윤택한 환경을 일구어 냄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조기 퇴직에 따른 과다한 사회적 비용 수반이 다음 세대로 대물림 되어가는 악순환은 물론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급기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충분한 준비도 없이 퇴직금도 모자라 담보 대출을 보태 자영업으로 진출함으로써 자영업의 비중이 OECD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기이한 경제구조이다 보니, 성공보다는 실패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목격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까운 일본의 경우 퇴직자 활용 정책이 긍정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이 시사하는 바 크다. 정년을 맞이한 이후에도 건강과 전문성을 고려하여 연속 근무를 보장하는 기업이 15% 수준에 달하고 있고, 고령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감안하여 정년 이전의 60~70% 수준으로 임금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가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 보유한 재능을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분야의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낭비를 줄이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구조이기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중장년층은 초로의 나이에 다시 입사시절로 되돌아가는 감동과 함께 이들을 포함한 재직자 모두가 애사심과 충성심 그리고 업무 몰입도가 높아져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충북도는 얼마 전 '치매와 중풍 없는 충북도'를 주창하고 건강과 복지증진에 매진하고 있다. 도민 모두가 건강한 충청북도를 위해서는 각종 보건사업을 통한 예방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연령층들의 사회적 유대를 강화해 주고 소속감과 연대의식 속에서 그들이 보유한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과 연결고리가 더욱 필요하다. 그 중요한 사업의 하나가 바로 재직자의 고용 연장과 재취업 활성화라 할 수 있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서 '전직지원센터'또한 고려할만 하다.
이를 통해 퇴직을 앞둔 또는 갓 퇴직한 이들 그리고 고용 우수기업에 대한 정보를 DB화 함은 물론 재취업을 위한 교육훈련, 기업과 연계한 취업 알선,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 구축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질 때 경제성장과 복지의 양면에서 그 어떤 지방정부보다도 앞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들어 청년층의 취업을 위한 일자리 창출 노력이 집중되면서 다양한 정책들이 봇물 터지듯 전개되고 있다. 학력 인플레를 극복하고 사회적 효율성을 창출하기 위해 전 부처 차원에서 각종 지원 또한 다각화되면서 중복지원마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중장년층에 대한 일자리 문제는 도외시 되어 사회적 문제로 그 그림자만 드리우는 것이 현실임을 직시하면서, 소위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어 신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업무적으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중장년층까지 일자리에 대한 정책이 가미 된다면 상하고하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인력수급과 복지가 양립 가능할 것이다.
기 숙련된 전문 인력의 채용장려 정책과 이를 융통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왕성한 활동이 선제적으로 추진되어, 우리의 현재를 이루는데 중심축이었던 중장년층의 노하우와 청년층의 도전과 열정이 기업은 물론 사회전반에 접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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