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서 꼭 (홍)정호 목에 메달을 걸어주겠다. 정호에게 바친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1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2012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 김기희(대구)까지 교체 투입되면서 엔트리 18명의 선수가 모두 올림픽 본선을 밟았다. 모두가 병역혜택 대상이다.

본선 내내 든든하게 중앙 수비를 맡은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은 가장 먼저 부상으로 안타깝게 낙마한 홍정호(제주)를 떠올렸다.

홍정호는 올해 4월 말 경남FC와의 K리그 경기 도중에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왼쪽 무릎을 다쳤고 검사 과정에서 후방 십자인대가 70~80% 손상된 것이 뒤늦게 드러나 수술을 받았다. 런던에 올 수 없었다.

함께 중앙 수비를 담당했던 파트너로서 김영권은 큰 실망에 빠졌다. 친한 친구이자 파트너로 크게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들은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2010년 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까지 듀오로 호흡을 맞췄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그런 사이다.

김영권은 "올림픽에서 함께 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는데 부상으로 빠졌다. 그래도 정호가 밖에서 응원해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에 와서 가끔 연락을 했는데 정말 간절하게 응원해줬다. 한국에 돌아가서 메달을 마치고 싶다. 진짜로 꼭 정호 목에 메달을 걸어주겠다"고 더했다.

첫 메달에 대한 소감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축구에서 동메달을 땄고 자부심을 느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기분이 매우 좋다"고 답했다.

수비 불안과 관련해 끊임없이 거론된 것에 대해선 "올림픽이 시작하지도 않고, 평가전도 안 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나와서)수비수로서는 많이 불쾌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약이 된 것 같다. 많이 신경을 써주게 했고 결국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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