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영토 독도.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 땅' 노랫가락으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독도가 일본인들 때문에 연일 언론에 핫이슈로 오르내리고 있다.

'2000년판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해온 일본은 초·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더니 독도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하면서 국제 영토분쟁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독도를 전격 방문하고 "목숨 바쳐야 할 우리의 영토를 긍지를 갖고 지켜가자"고 독도경비대를 격려했다.

한일 축구전이 열리던 그날, 독도가 우리 땅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독도를 수호하겠다는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결연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5일 KBS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독도를 방문한 것은 마땅한 일을 한 것이며 국토수호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힘을 실어주었다.

1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기획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0.2%는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당연한 주권행사로 매우 잘했다'고 응답했다. '잘했지만 국면전환의 성격이 크다'는 23.4%, '독도를 분쟁지역화로 모는 것은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9.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바라보는 트위터의 민심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홍보회사 미디컴의 소셜여론 분석서비스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만 '독도-이명박'을 함께 언급한 트윗은 총 1만5천480건이나 됐다. 이중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여론은 81.5%가 부정적이었는데 이는 옹호여론 9.4%보다 약 8배가 많은 것이었다.

특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선동 정치로 보는 시각과 국가이익에 대한 냉철한 계산보다 정치적 계산이 더 강하다는 의견, '독도가 우리 땅인 것은 자명한데 굳이 독도를 방문하여 일본 내 극우세력에게 독도 영유권 주장 빌미만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포석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미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으면서 굳이 일본 반발을 일으켜 국제적 논란거리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한국 정부가 사전에 일본에 통보했다'는 일본 측 언론의 발표가 확산되면서 독도방문을 "아닌 밤에 홍두깨"식으로 바라보는 부정여론도 확산되는 느낌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 성숙된 한·일 관계를 위해서 사과하라거나 반성하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한 발언과 '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을 비공개로 처리하려 했던 점들이 비판론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5일 제67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체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이며,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중요한 동반자이지만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에 얽힌 사슬이 한일 양국뿐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지체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기부천사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을 비롯한 독도횡단 수영단들은 경북 울진에서 독도까지 헤엄쳐 건너가는 독도횡단 프로젝트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쳤다. 그 후 그는 "우리 땅인 독도에서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외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 대통령보다도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신선한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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