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한국의 유명 록 가수가 동해 또는 동해에 있는 바위섬으로 헤엄쳐 외교적 분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명백한 오보입니다."

광복절 '8·15 독도 횡단 프로젝트'에 성공한 뒤 공황장애가 재발, 강릉 아산 병원에 입원한 가수 김장훈은 15일 오후 9시께 기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독도는 분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장훈과 탤런트 송일국, 한국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록밴드 '피아' 멤버 옥요한과 헐랭, MC 용춘브라더스, 한국체육대학교 수영부 학생 40여명 등 총 50여명으로 구성된 횡단팀은 오전 7시30분께 독도를 찍었다. 선수들을 지도한 한체대 교수, 아산·동서한방 병원 의사 등 스태프까지 포함하면 100여명이 동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선(母船)으로 투입된 3600t급 한국해양대학교 한나라호가 이날 오전 3시30분께 독도 앞바다에 도착했다. 독도수비대가 그러나 거센 파도 등을 이유로 입도를 불가, 500여m를 앞두고 수영에 능숙한 이세훈(체육4), 정찬혁(체육3)씨 2명만이 안전망 없이 독도에 입도했다. 13일 오전 7시 출정식을 열고 경북 울진을 출반한 지 약 48시간30분 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0일 독도 방문, 2012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등으로 논란이 일고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CNN을 비롯 영국의 일간 '텔레그라프' 인터넷판 등이 보도했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우리땅)이라는 역사적인 자료도 있죠. 국제법에도 한국 땅이라고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습니까. 출정식에서도 밝혔듯 절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지 않았습니다. 서울 역시 대한민국이니까 새삼 우리땅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우리는 우리땅에 수영으로 놀고 온 것뿐이죠."

독도를 횡단하는 48시간30분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고 확인했다. 출정식 때부터 장대비가 쏟아졌고 이 때문에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수영 주자들은 1시간 주기로 교대하려던 것을 30~40분 단위로 줄이기도 했다. 선수 2명은 해파리에 쏘이거나 저체온으로 탈진하기도 했다.

"파도가 육안으로 4m나 되니까 학생들이 수영을 하다 오바이트를 했어요. 구명보트가 파손되고 예인선에 기름이 떨어지기도 했죠. 동해 해양 경찰서가 도움을 많이 줬죠."

애초 울진 후포~독도 직선거리 220㎞를 시속 4㎞의 속도로 밤낮없이 헤엄쳐 55시간 후인 이날 오후 2시께 독도에 닿을 계획이었으나 조류 등의 도움을 받아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어렵게 도착했는데 파도가 너무 심해서 독도수비대가 입도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원래 계획은 50명이 다 뛰어들 생각이었는데 예인선도 못 가서 정예부대 2명만이 입도를 했어요. 이들을 영웅처럼 대접받아야 하는데 가니까 아무도 없더래요. 태극기를 흔들다 민망도 했고요. 그러던 중 수비대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습니다. 입건될 뻔하기도 했죠. 솔직히 말하면 수갑을 찰 각오로 간 것이었어요. 2명은 안전망 없이 수영을 했기 때문에 공포감을 느꼈죠. 지금은 링거와 안정제를 맞고 숙면을 취하고 있어요."

김장훈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지난 2일 과로로 쓰러져 입원하기도 했다. "사흘동안 5시간도 못 잤어요. 긴급한 상황이 연속해서 벌어지다 보니 예민해져서 스트레스가 쌓였거든요. 바다에 갇혀 있으니 폐쇄 공포증이 재발하기도 했고요."

많은 사람들의 그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제가 제일 걱정하는 것이 남이 저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인데요. '김장훈, 넌 그렇게 살다 죽어라'라고 생각해요. 100번 쓰러져도 일어나는 불사조 아닙니까. 허허허. 김장훈이 독도 가는 것이 뭘 그렇게 대단합니까. 한체대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뚫고 도착했다는 것이 다른 젊은이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죠."

김장훈은 '독도랜드' 조성과 독도 연구 지원 등을 위한 '독도문화캠프'를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등 독도지킴이 활동을 강화한다. "독도문화캠프 재단을 만들어 '독도사이트 만들기 대회' 등 동북아 역사 페스티벌을 벌일 겁니다. 늘 말씀드렸지만 일본과의 진정한 분쟁은 내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이뤄질 겁니다. 일본이 초·중등학교에 이어 올해 고등학교 교과서에까지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인데 한국이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강제로 넣어기 때문이죠. 대비를 해야 합니다.

지난해 3·1절 한국 가수 처음으로 독도에서 콘서트를 연 데 이어 올해 독도 수영 횡단에 성공한 김장훈은 내년에는 독도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 대회를 열 계획이다. "세계의 모든 다이버들이 와서 독도 앞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는 거예요. 이를 생중계하고 외국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을 초청해서 영상으로 남길 겁니다. 장애인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대회예요."

독도 싸움을 하고 있어도 일본과 일본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의를 차렸으면 좋겠다"며 "위안부 말뚝 테러 같은 과격한 상황은 연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장훈과 동행한 서 교수 역시 기자들과 통화에서 "그간 열차례 독도를 방문했는데 이번 독도 방문이 가장 가슴 뛰고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아닐까한다"고 평했다.

CNN의 보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CNN은 '시 오브 재팬'이라고만 단독표기해왔다"면서 "이번에 동해와 일본해라고 공동 표기한 것은 합리적이고 중요한 외신 자료라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분쟁지역이라는 표현은 오보라며 일본 정부에서 언론에 대한 집요한 로비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여겼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