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안좋으면 침대보다 딱딱한 바닥이 좋다? “NO”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40~50대 중년들에게는 이 여름이 결코 즐겁지가 않다. 중년을 괴롭히는 허리 통증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추운 겨울에 허리 통증이 심해질 것 같은데, 무더운 여름은 겨울 못지않게 허리를 괴롭히는 시기다.

◇ 여름에 극심한 요추염좌

40대 직장인의 사례를 들어보자.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는 A씨는 에어컨을 풀가동 시킨 채로 거실바닥에 깔아놓은 시원한 대나무 자리에 누워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다. 새벽에 문득 잠이 깬 그는 갑자기 허리를 옴짝달싹 하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참아야 했다.

이와 같이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평소와 다르게 차고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고 난 후 발생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디스크 등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고 척추 주위의 근육과 인대에서 발생한 통증(요추염좌)이 상당부분을 차지하지만 병이 악화돼 오랜 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 여름이라고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에 눕지 말자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에 따르면 우리 몸의 척추는 경추(7개), 흉추(12개), 요추(5개), 천추(5개)가 각각 옆에서 봤을 때 S자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발란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허리뼈(요추)는 옆에서 봤을 때 앞으로 볼록한 전만의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경우 이 곡선이 유지되지 못하면서 요추 주위에 많은 무리가 가게 된다.

잠시 동안이라면 별 문제 없이 회복되지만 이 상태로 몇 시간 동안 누워서 자고 일어나는 경우는 허리 주위 근육이 받은 긴장이 풀어지지 않은 상태로 오히려 더 굳어버리는 수가 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풀어지기도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등으로 풀어지기도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는 한동안 움직이기 힘들다. 이 경우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조치로는 무릎 밑에 베개를 받쳐 고관절과 무릎관절을 약간 굴곡 시킨 자세를 취하고, 따뜻한 수건 등으로 허리 주위에 찜질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딱딱한 곳에서 장시간 누워있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고, 약간이라도 쿠션을 줄 수 있는 것을 바닥에 깔아준다. 흔히들 허리가 안 좋은 사람에게 침대보다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것이 더 좋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다.

‘찬 바닥’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구조물인 근육과 인대는 온도에 무척 민감하다.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근육과 인대를 구성하는 가느다란 섬유들이 수축과 긴장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통증이 점차 심해진다.

◇ 장마철에는 습도 50% 낮추고 스트레칭하고

습도와 온도의 차이가 급변하게 되고,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근골격계의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척추도 각 분절이 ‘후관절’이라고 하는 일종의 관절로 이뤄져 있으므로, 날이 흐려지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지듯이 허리 통증도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떨어져 맑은 날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장마철에 악화되는 통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게 되면서 관절에 부종과 통증을 가중시킨다. 때문에 장마철에 80% 이상 되는 습도를 50% 이내로 낮춰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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