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곽의영 前 충청대 교수

지난 10년간 세계경제는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국가별로 비교우위 산업에 역량을 집중해 경제규모를 확장 시켜 골디락스(고성장·저물가)의 시대를 이어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 차입(레버리지)과 국가 간 불균형과 같은 위험요인에 의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었다. 이에 대해 각국 정부는 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경기 부양 노력에 의해 세계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 이후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로 확산되면서 세계경제는 하강하기 시작했다.

이를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으로 어느 정도 경기반등에 성공했으나 아직은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유로존 위기 이후에도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이다. 다음으로 유로존에 속해 있는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PIIGS) 등의 재정위기 국가들은 긴축정책 등에 의해 자생적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들 국가에 유동성 공급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를 재정건전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실물경제 회복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 다음 중국, 인도, 브라질 역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경제는 2010년 1분기 11.0% 정점으로 성장이 둔화 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 진작을 위해 정책방향을 경기부양 쪽으로 선회하고 있으나 유럽에의 수출 감소· 부동산 가격 하락· 과잉투자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 회복지연,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세계적 경영전략 컨설팅 기업인 미국의 모니터(Monitor)그룹 스티븐 제닝스(Stephen Jennings)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최소 10년은 장기 저성장이 전 세계를 짓누를 것이다"라고 전망한 바 있다.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유럽 재정위기 확산, 미국 경제의 더블 딥(경기가 회복 국면서 다시 침체) 가능성, 중국 경제 성장세 하락 등으로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심각한 경제위기)'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돌이켜보면 70년대 오일쇼크와 97년 외환위기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보다 복합적이어서, 이를 쉽게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에 장기 저성장이 일반화되는 이른바 뉴 노멀(new normal)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에서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취약한 경쟁력과 투자여력이 부족한 우리의 중소기업은 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 저성장 시대에 철저히 대비 않으면 안 된다.

사실 오늘의 기업 환경은 시장 성숙으로 인한 내수시장 포화, 중국의 급성장으로 인한 공급과잉, 글로벌 경쟁격화 등이 진행되고 있어 국내기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감소되고 있다.

여기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중소기업의 생존이다. 갈수록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불확실해지고 있어 중소기업은 예측 못한 위기에 처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선제적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경험적으로 보면 오늘의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가 있다.

고로 새로운 기회창출을 위해 현재의 흐름을 바탕으로 미래의 예측능력과 경영 및 기술 트렌드 능력을 키워 적극적인 혁신활동을 펼쳐가야만 된다. 아울러 효율경영 강화로 기업의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을 다져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이 둔화돼 제품수요가 줄어든 시대에는 마케팅 전략이 대단히 중요하다. 불황이 장기화 되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므로, 이른 바 스마트 소비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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