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두꺼비] 가족과 함께 저녁 나들이

태풍 '볼라벤'은 우리동네에도 스쳐갔습니다. 구룡산 등산로 곳곳에 나무들을 쓰러뜨렸습니다. 등산로를 가로지르는 뿌리 뽑힌 나무들, 중간 줄기가 아예 부러진 나무들, 우리 아파트쪽 생태통로 소나무도 부러뜨렸습니다. 그나마 며칠 지나서인지 위험한 나무들은 치워놓았고 줄기는 톱으로 잘라 치워놓았습니다. 뿌리채 뽑힌 아까시나무를 보면서 태풍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원흥이방죽은 그나마 아무일 없습니다. 가족들끼리 저녁외식을 했는지 기분좋게 생태공원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이런 저녁은 함께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있을 겁니다.

저의 어린시절에도 어딘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숲으로 이루어진 오솔길을 아빠 엄마 손을 잡고 걷던 기억이 아련하게 남아있습니다. 이런걸보면 어린시절 아늑하고 따뜻한 가족과의 시간은 정서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원흥이방죽 물가에는 요즘 노랑어리연이 한창입니다. 서로서로 마지막 여름 태양을 받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여름내 피어온 노랑어리연은 밤낮 피었다 지기를 몇번이나 반복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노랑어리연이 한쪽 연못을 채우고 노랑치마가 수수하게 피어있다면 또 한쪽에서는 마름이 앙증맞은 하얀꽃을 피웠습니다. 마름꽃은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녁나절 잠깐 피어있는 걸까요? 낮이 되면 피어있는 꽃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작은 꽃을 물 위에 활짝 피어올린 잎 한가운데 수줍게 피어냈습니다.



한쪽 연못 전체를 마름으로 덮었습니다. 그 작은 마름꽃에도 벌은 날아듭니다. 물에 빠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서 꿀벌은 마름꽃에 내려 앉습니다. 위험해 보이지만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충매화의 본분을 잊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는 꿀벌의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아무리 작아도 꽃은 꽃이라는 거지요.

생태공원에는 벌개미취가 한창입니다. 우리네 들국화라 불리는 종류가 하도 다양해서 다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그 중 우리나라 토종이면서 대표선수인 벌개미취는 단연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길가 한쪽에서 "나도 꽃이야"라고 외치는 '차풀'도 있습니다. 열대지방의 차풀속 나무들은 큰키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작아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이며, 그나마 미모사와 모양이 비슷해서 관심이 갈 정도입니다. 자세히 보면 요즘 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연못 한쪽에 드디어 수크령이 한창입니다. 커다란 강아지풀이라고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둘은 전혀 다른 종입니다. 아주 크고 멋지게 무리지어 자라기 때문에 차기 관상용식물로 각광받을거라고 자신합니다. 왜냐하면 여의도공원 한쪽편에 수크령을 한 무리로 심어 놓았는데 아주 멋집니다.

http://blog.daum.net/toad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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