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조직의 발전에 중요한 요소는 리더십(Leadership)일까, 아니면 팔로워십(Followership)일까?

이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려면 본질적인 문제부터 파악해야 한다. 생각의 체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조직의 구성원으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성공학 강사로 활동하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접하고 공부할 기회가 많았다.

최근에는 성공한 자치단체장들을 릴레이 인터뷰하여 책으로 쓰고, 성공한 자치단체들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는 동안 리더를 보좌하는 팔로워들이 갖춰야 할 팔로워십이 리더십보다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한때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팔로워들의 신세를 한탄하는 자조어가 나돈 적이 있다.

과연 그런 것일까?

과거에는 리더가 조직을 움직였다. 그러나 이제는 팔로워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은 빛의 속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심지어는 "대통령도 국민이 고용한 5년 단임의 비정규직으로 생각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정도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그의 저서 '자기혁명'에서 "종전에는 잘난 사람의 리더십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대중의 팔로워십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유아독존이더라도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한 명의 인재가 "나를 따르라"고 외치면 9천999명이 뒤를 따랐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었다.

훌륭한 팔로워가 훌륭한 리더를 만들고, 훌륭한 조직을 형성해간다는 것이 요지의 골자였다.

일찍이 장자크 루소는 "이끄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따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애당초 우리는 모두가 팔로워였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를 따랐고, 커서는 조직의 리더를 따랐다. 그렇게 성장한 팔로워들은 또 다시 성장하여 조직의 리더로 활약하게 된다.

때문에 성공한 리더가 되려면 팔로워십부터 배워야 한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팔로워십에서 시작된다.

리더와 팔로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리더가 이끄는 사람이라면 팔로워는 밀어주고 끌어당기는 사람이다.

그런데 조직속의 팔로워는 상사에겐 팔로워이지만 부하직원에게는 다시 리더가 된다. 그와 동시에 팔로워는 동료인 펠로우(Fellow)들과 조직의 가치와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팔로워십은 리더십과 펠로우십(Fellowship)을 포괄하는 총괄개념이기도 하다.

이처럼 과거에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팔로워십 교육에 대해 최근들어 기업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리더가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90%는 팔로워의 힘과 역량에 따라 조직 운영이 결정, 좌우된다"고 했다.

리더와 팔로워는 실과 바늘의 개념으로도 설명한다. 리더는 한 땀 한 땀 실이 가야 할 위치를 잡아주지만 실제로 꿰매는 역할은 실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는 오케스트라와도 같다. 단체장이 아무리 지휘를 잘 해도 이를 따라주는 팔로워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화음을 빚어낼 수 없다.

반면에 팔로워들이 자기 분야에서 정확히 제 목소리만 내준다면 리더가 없이도 조직은 막힘 없이 풀려나갈 수 있다.

오늘날 팔로워십의 중요성이 재삼 강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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