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월드스타가 되어 금의환향한 싸이가 귀국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환한 표정이었다.

싸이는 지난 20일 간의 미국일정을 통해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 참석했다. NBC 'SNL' '투데이쇼' 및 '엘런 드제너러스 쇼' 등 미국 유명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어셔 및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세계 최고의 팝스타들과도 어울렸다.

그동안에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계속 진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영국 아이튠즈 종합 싱글 차트 1위 및 빌보드 싱글 메인 차트에도 11위에 올랐다. 해외에서 싸이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은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최단 기간에 214만여 건의 '좋아요' 추천을 받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첫째는 '유튜브' 덕분이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7월15일 인터넷 유튜브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면서 국내와 특히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그 결과 싸이는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각종 지상파 방송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강남스타일'을 소개하면서 '싸이 열풍'은 '싸이 돌풍'으로 확산됐다.

미국의 애플사 음원 판매 사이트 아이튠스 차트에서는 열흘 넘게 1위를 달렸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아이튠스 월드와이드 차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6일 현재 '강남스타일'은 2억8천만건의 조회 수를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라면 빌보드 차트 1위는 물론 '가장 많이 본 동영상' 부문 1위인 저스틴 비버의 노래 '베이비'의 7억8천만 조회 수를 웃돌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돈다.

둘째는 유머코드라는 시각이다. 싸이는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강남스타일의 성공요인을 유머코드로 풀이했다. 전문가들도 '강남스타일'의 코믹적 요소가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남녀들이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보는 장면을 보노라면 어린 소년 황민우의 익살스런 춤과 눈보라를 맞으면서도 코믹하게 걸어가는 모습, 문신한 남자의 등장과 거꾸로 추는 춤, 야릇하게 흔드는 여자의 에로틱한 엉덩이를 바라보는 모습과 엘리베이터 속의 기상천외한 춤, 가랑이 사이에서, 화장실에서 춤추는 동작을 보면서 괴성과 환호를 질렀다.

셋째는 신나는 음악과 중독성 높은 말 춤 동작들이다.

말에 올라타서 달리는 느낌을 주는 말 춤은 얼핏 보면 쉬운 듯 보이나 완벽하게 따라 하기에는 고난도의 기술을 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함께 강남스타일 노래가 진행되는 도중 수차례에 걸쳐 반복되는 "오빤 강남스타일" 후렴구와 중독성 높은 말 춤의 빠른 동작들은 누구에게나 덩달아 따라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싸이와 관련된 보도는 연일 국내외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잡지 '피플'은 지난 6일 '싸이가 제2의 저스틴 비버가 될 것(He might be the next Justin Bieber)'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제 외국인들이 떼를 지어 말 춤을 덩실덩실 추어대는 모습은 더 이상 진기한 광경도 아니다. 그들이 한국말로 된 강남스타일 노래를 그대로 따라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과 긍지도 느낀다.

싸이는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는 민망하다. '국제 가수' 정도로 불러 달라." 면서 예전처럼 대학축제 현장에 나서고 있다.

모쪼록 싸이가 지금처럼 겸손한 자세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가수로 오래도록 롱런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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