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2.9%로 대미를 장식한 KBS 2TV 수목극 '각시탈'은 1930년대 말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항일의 아이콘 '각시탈'의 활약을 그렸다.

일본과 대립하는 내용 탓에 일본시장에서 인기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일부 한류스타들이 캐스팅 제의를 거절한 작품이다.

그러자 반작용으로 1대 각시탈 '이강산' 신현준(44), 2대 각시탈 '이강토' 주원(25), 각시탈을 집요하게 쫓는 종로경찰서 고등계 경부 '기무라 슌지'를 맡은 박기웅(27) 등은 '개념배우', '애국배우'로 떠오르게 됐다.

드라마가 인기리에 끝난 지금, 그런 시각에 대한 주원과 박기웅의 생각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에서의 인기에는 아무런 부정적인 영향이 없었다"와 "각시탈을 했다고 해서 개념 배우이고, 안 했다고 해서 무개념 배우는 아니다"다.

주원은 "저는 솔직히 제작발표회에서 감독님과 (신)현준 형이 그 얘기를 꺼내면서 알았어요"라면서 "아, 한류배우들이 거절했구나 싶었죠"라고 돌아봤다.

"그렇다고 제가 애국배우는 아니에요. 저는 이 작품을 선택할 때 외적인 생각을 안 했거든요. 작품 보고, 캐릭터 보고 선택한 것이지 애국자라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라며 "그래서 애국배우라고 말씀해주는 것들이 사실 부끄럽습니다. 정말 제가 그랬으면 덜 부끄러울텐데 그런 것이 아니어서 쑥스럽죠"라고 고백했다.

특히 "한류배우들이 각시탈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분들 역시 한국을 사랑하고,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주원의 데뷔작인 '제빵왕 김탁구'(2010), 출세작인 '오작교 형제들'(2011) 등 KBS 2TV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방송되고 있다. 한류스타로서의 발판이 만들어지는 시점에 '각시탈'이 지장을 주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니요. 오히려 더 좋아지고 있어요"라면서 "일본 분들 중에는 작품적으로만 봐주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트위터에도 일본 분들이 격려, 응원 멘션도 보내주셨고 촬영지인 경남 합천까지 찾아와준 일본 분들도 계세요"라며 걱정을 덜었다.

박기웅은 일본인 역할이니 일제와 직접 맞선 주원보다 형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오산이다.

극 초반 조선을 일본만큼 사랑하는 의식 있는 일본인에서 악질 일제경찰이 돼 조선인을 괴롭히고 폭행하고 죽이는 역할이 주는 이미지가 각시탈보다 결코 나을 수 없는 탓이다. 게다가 박기웅은 한류 드라마 '풀하우스'의 2탄을 사전 촬영해놓고 일본 내 방송을 앞두고 있는 처지였다.

그러나 박기웅도 구애받지 않았다.

"한류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찰나도 생각을 안 했죠"라며 "윤성식 감독으로부터 캐스팅 제안을 받고 바로 하기로 했습니다"고 회상했다.

박기웅은 "사실 저보다 회사에서 걱정을 했어요. 풀하우스2를 찍었는데 워낙 1탄이 인기가 있어 일본과 중국 로케이션 떼 제가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사생팬들을 경험했을 정도였든요"라며 "그래서 회사에서는 한류스타로 클 수 있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저는 상관 없다고 했어요. 그 다음에는 회사에서도 반대하지 않았답니다"고 전했다.

"그런 생각은 있었어요. 일본 분들이 제 팬이 됐는데 각시탈을 보고서 박기웅 팬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제 팬 안 하면 된다고요. 작품은 작품으로 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제 믿음이었죠. 또 일본에 내 팬들이 혹시라도 많이 생긴다면 그 분들이 잘 모르는 역사의 진실을 나를 통해 알 수 있겠구나 생각도 했죠"라면서도 "딱히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요"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동안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이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거든요. 작품 외적인 부분은 상관 안 할 거에요"라며 "이번 출연도 제가 애국배우여서가 아니라 그런 면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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