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충북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또 하나의 쾌거를 이뤄냈다. 5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거둔 성과라서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2조2천775억 원을 들여 '친환경 BIT융복합 비즈니스 허브'를 구축하고자 하는 개발목표는 그동안 충북이 10년간의 전략산업육성 과정에서 공들여온 경제적 기반을 토대로 하고 있어 실천적 수단들과 결합될 경우 대단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거점으로서 충북의 위상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동인이 될 것이다. 이제는 대형·장기프로젝트를 여하히 추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의 펀더멘털과 잠재가치를 최대한 살리면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선 양호한 제조업기반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하드웨어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실리콘밸리를 조명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조화를 이루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있다. '하드웨어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임을 강조한다.

그런 면에서 충북의 튼실한 산업적 기반은 장점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체 영업이익률이 전국(평균 11.3%)에서 두 번째(14.6%)로 높다. 충북 제조 기업들의 재무적 충실도를 반영한다.

산업별 분포도 글로벌 경제의 메가트랜드인 산업융합시대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와 식료품,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등이 주력 산업으로서 '친환경 BIT융복합 비즈니스 허브' 구현을 위한 기틀이 되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혁신을 넘어서 복잡·위험해지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기술시스템 구축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활력소는 1~5년 미만의 창조적 기업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작지만(마이크로, 소액), 빠르게(스피드) 그리고 세계를 겨냥하는 '마이크로 스타트업' 창업 열풍을 감안한 발언이다. 발달된 통신망과 IT인프라의 보급, 클라우드 기술과 소프트웨어 발전 등 모바일혁명을 이끄는 조건들은 우리 지역도 견실하다. '(가칭)청년기업가재단' 설립, 자금-멘토 및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연계 등으로 지역인재들의 모험과 열정을 담아줄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것이 청년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해결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제자유구역 완성을 위한 차별화된 민자유치 전략이 요청된다. 긍정적인 것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경부는 FTA효과로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얼마 전 국가신용등급 격상으로 M&A 분야에 해외 뭉칫돈이 몰리면서 외국인직접투자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경기 냉각이후 유럽, 미국, 일본 등은 비슷한 시기에 양적완화,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였다. 돈을 풀어 경기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선진국의 자금은 큰 이익창출이 예상되는 신흥시장으로 몰린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디지털 인프라가 좋고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다.

중앙정부와 함께 미국, 중화권, 일본 등에서 대규모 IR 등을 통해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을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자본을 경쟁력 있는 대규모 외국인투자지역으로 끌어들여 침체된 국내경기를 조속히 회복시키고자 하는 중앙정부와 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의 성공을 도약대로 삼아 신기원을 이룩하고자 하는 충북의 상생전략이 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특별한 자산인 세종시, 오송첨복단지 및 KTX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청주국제공항 등과의 연결효과와 창조적 변화를 공고히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의 성공스토리가 수출·내수·투자 부진이라는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의 새로운 중흥기를 여는 희망보고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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