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일까.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질문은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걷는 것보다는 자전거나, 자동차와 같은 타는 것이 빠르고, 자동차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더 빠르니까, 결국 어떤 식으로든 그보다 더 빠른 것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지금까지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일까 라고 묻는 것이 조금은 더 현명한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가 검출됐다는 소식은 물리학계는 물론이고 일반대중들에게까지 화제였습니다. 그것이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레 뢰머가 목성의 위성을 이용해 청음 빛의 속도를 측정하였는데, 그 전까지는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합니다. 뢰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빛이 1초 동안 지구 지름의 16⅔배 거리를 진행한다는 계산을 처음 내놓았고, 그 뒤로 빛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는 수많은 실험물리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앨버트 마이컬슨의 실험이었는데, 마이컬슨은 빛의 속도를 처음으로 정교하게 측정해 미국인으로는 첫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마이컬슨은 정교한 광속 측정으로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지구의 공전 속도는 초속 30km입니다. 지구의 운동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발사된 빛은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발사된 빛보다 초속 30km 더 빨라야 할 것이고, 반대라면 더 느려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단히 정교한 간섭계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는 그 예상을 빗나가, 빛의 속도가 어느 경우든 똑같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스위스 베른 특허국 3급 심사관이었던 26세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었습니다. 그가 1905년 내놓은 해결책은 예상외로 너무나 명료하고 간단했습니다. 빛의 속도에 지구의 운동 속도가 가감되지 않는다면, 맨 처음부터 빛의 속도는 관찰자의 운동 상태와 무관하게 모두 똑같은 값이라고 가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빛의 속도가 누구에게나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당장 확인 가능한 논리적인 결론이 나옵니다. 움직이고 있는 관찰자(가령 기차나 우주선)가 정의하는 '동시'와 멈춰 있는 관찰자(가령 플랫폼이나 우주정거장)가 정의하는 '동시'가 달라집니다. 어느 쪽이 옳은가 묻는다면, 둘 다 옳다고 해야 합니다. 두 경우의 '1초'의 길이가 달라집니다. 서로 상대방의 1초가 자신의 1초보다 느리다는 결론을 얻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간 지연 효과'입니다.

잘 알려졌듯이,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기 전까지 아인슈타인은 특허청 직원이었습니다. 아인슈타인에게 특허청 업무와 기적의 해 1905년의 논문들이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인슈타인이 주로 심사했던 특허출원이 바로 시간 동기화였다는 사실은 아인슈타인의 특허 업무와 논문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럽 철도의 중심이었던 베른에서 모든 지역의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런 고민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출발한 것처럼, 우리도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타임머신의 존재를 가능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본문 출처 = 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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