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제천 '청산농원' 지키는 우정태, 조영숙씨 부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과를 먹을때 껍질을 깎아 먹는다.

왜냐하면 사과의 겉껍질에 농약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껍질째 먹는 무농약 사과가 판매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제천지역에서도 무농약 사과가 재배돼 일반 사과보다 바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서로 사려고 난리다.

백운면 소재지에서 원주시 신림 방면으로 10여분 정도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가정리'라고 씌인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겨우 차량 한대가 간신히 다닐 수 있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6, 7분 간 가다보면 산 아래 막다른 곳에 커다란 사과밭과 함께 '청산농원'이라고 쓴 예쁜 나무간판이 우뚝 서 있다.

뒷산이 오청산이며, 맑은 물 푸른 산을 닮고 싶다는 뜻에서 '청산농원'이라고 농원이름을 붙였다는 우정태(55), 조영숙(54)씨 부부.



이 곳이 바로 이들 부부가 직접 재배한 제충국(발레를 제거하는 국화)을 사용해 친환경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하는 농원이다.

1988년 결혼한 이들 부부는 이듬해부터 밭을 일구어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심었다.

당시 청산농원의 농장 규모는 사과밭 7천평, 배밭 3천평, 복숭아 밭이 600평으로, 친환경 재배를 위해 전면적인 초생재배로 시작했다.

"농촌이 좋고 땅이 좋아 시작한 농업"이라며 "내가 기른 농산물을 내가 먹는다는 생각과 땅을 보호하고 살리기 위해 최대한 환경친화적인 농업을 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는 우정태씨.

이 때문에 우 씨는 자가액비를 직접 제조하여 사용하고, 제초제를 쓰지 않고 기계나 낫을 이용해 직접 풀을 베고 있다.

3년전에는 중국에서 '제충국' 씨앗을 가져와 농장에서 직접 기르고 있다.

우 씨는 "제충국(벌레를 제거하는 국화)을 수확해 99% 농도의 알콜에 담가 놓으면 유기농으로 인증되며, 가장 좋은 살충제로 이름 난 '피레스럼'이라는 성분이 우려져 나온다" 며 "이것은 온혈동물에는 해가 없지만, 곤충은 맞는 순간 즉사하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20여년째 친환경농법 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청산농장의 규모는 초창기보다 많이 줄어 지금은 5천여 평의 사과밭과 3천여 평에 참깨와 콩, 황기를 재배하고 있다.

밭작물 역시 유황과 가성소다를 물에 녹여 액상유황을 만들어 쓰며, 한약재인 고삼(쓴맛이 아주 강함)의 추출물을 농약 대신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믿을 수 있는 양질의 먹을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20년 뚝심 하나로 버텨 온 '옹고집'을 인정해 주고 알아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현재는 500여 명 이상이 청산농원의 농산물을 애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부부가 바로 소비자들과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청산지기들이다.

우 씨는 지난 8월 충북사이버농업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IT활용 소득창출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가족단위의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봄철에는 '사과꽃따기 체험' 가을철에는 '사과따기' 와 '매뚜기 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감을 만족 시킬 수 있는 맛있는 고품질의 농산물 재배 ▶친환경농법으로 소비자들이 안심하며 믿고 먹을 수 있어야 한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소통을 통해 신뢰성을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철학으로 삼고 있는 우정태씨.



이 같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다 보니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몇년동안 무농약 사과나무에서 꽃 조차 피지 않은 채 수확한 사과 역시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나마 올해는 60㎏ 정도 수확해 내년에 많은 수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내년에 가봐야 안다.

"둘이서 일을 하다보니 일손이 부족해 제때 일을 못할때가 허다 하다"며 "무농약 사과에서 수익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우정태씨.

하지만 그는 "연간 5천여 만원의 소득이면 식구하고 먹고 사는데는 지장은 없잖아요?"라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땅을 사랑하는 고집스러움과 진솔함이 청산농원의 비전이며, 환경친화적인 고품질의 농산물이 청산농원의 미래다'라는 청산농원의 슬로건처럼 우 씨 부부는 오늘도 황소걸음으로 사과나무를 돌보고 있다.

'청산농원'의 소박한 생활상과 친환경농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http://blog.naver.com/haneulsum12를 방문하면 된다.

봄, 가을로 사과꽃따기와 사과수확, 메뚜기를 잡으며 식구들끼리 추억을 만들려면 010-5463-9460번으로 예약하면 된다. / 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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