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곽의영 前 충청대교수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근래에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란 '한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노동·자본·기술 등 모든 자원을 투입해 생산할 수 있는 최대의 성장능력'을 말하며, 이를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가 바로 '잠재성장률'이다.

그러면 잠재성장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잠재성장률이란 '물가상승률을 유발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성장률'로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안정적인 물가수준을 유지하면서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총생산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같은 측면에서 어느 나라든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런데 만일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면 일시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소득이 늘어나 생활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 인플레이션이나 자산 가격 버블(거품) 등의 부작용으로, 결국은 성장이 멈추게 된다. 반면에 경제성장률이 너무 낮으면 소득이 줄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정책당국은 통화정책을 통해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잘 조절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난 날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은 70년대와 80년대에는 9% 이상이었으며, 90년대 외환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7.5%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었다. 그러다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2007년에는 4.7%로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다시 3.8%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을 3%에서 2.4%로,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수준인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 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민간경제연구소인 콘퍼런스보드가 지난 11월 14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2013'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12~2018년에 연평균 2.4% 수준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나라는 1980년대와 1990년대에 7%대를 기록한 이후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지속 된다면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 이후 1.0%로 떨어질 것으로 OECD는 내다보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성장 엔진이 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31년~2050년 주요 국가들의 잠재성장률과 비교해 보더라도 그 상황이 심각하다.

만일 이 기간 동안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0%로 본다면, 이는 미국 2.1%, 영국 2.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현재 국가부도 상태인 그리스의 1.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하락 속도도 OECD 34개국 가운데에서 가장 빠르게 보고 있다.

오늘 날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환경은 매우 어렵고 불확실하다. 이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지속, 미국 경기 회복지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구조 변화 등으로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기대할 수가 없는 시대이다.

이같은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은 적극적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작년 말부터는 설비투자가 매우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2011년 대비 70.5%나 감소되었고, IT 및 자동차 관련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선호해 국내 투자율을 저하시키고 있다.

무릇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경제체력의 악화로 향후 경제위기 발생할 때 이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위기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로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기업들은 저성장 기조에 면밀히 대응하기 위한 성장전략을 새롭게 다져가야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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