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 그것도 검찰청 검사실에서….

검사는 이도 모자라 분위기가 제대로 나지 않았는지 피의자를 다시 모텔로 유인해서 또 성관계를 가졌다.

범죄의 수사 및 공소권(公訴權)의 행사에 관한 사무를 맡아보는 검사가 한 짓거리다. 세계 해외토픽에나 나올 일이다.

해당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뇌물수수죄라는 황당한 죄목으로 영장을 청구했으니 판사가 성폭력 검사 영장을 기각한 건 잘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성폭력 검사의 죄명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가장 적절할 텐데, 이는 친고죄이니 수사기관이 성폭력을 해도 합의하고 고소만 면하면 처벌할 수 없단 얘기"라는 친절한 해석도 곁들였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은 분노를 넘어 코웃음이 절로 나온다. 한마디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검사의 행위는 성폭력이 분명했다. 적어도 다른 사람이 그런 식으로 했다면 말이다. 헌데 합의를 했다고 해서 검찰은 동료인 피의자 검사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하려 했다. 그렇다면 여성 피의자는 자진해서 검사에게 성 뇌물이라도 상납하려 했다는 말인가!

한 네티즌은 검찰집단을 '썩을대로 썩어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환부를 도려내야 할지 모르는 집단'이라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20년 경력의 한 고검 부장검사는 10억 원 정도의 돈을 기업과 사기꾼 측으로부터 받아 챙기려다가 걸려 검찰조직에 누(?)를 끼친 바 있다.

이 역시도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돈 검사에 이어 이제는 가장 추악한 '성 검사'까지 등장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가사처럼 검찰도 이제 갈 때까지 다 갔다. 이러니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검찰조직의 청렴도 평가결과는 10년 연속 최하위다.

올해도 경찰청 6.36점 최하위에 이어 검찰청이 6.81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순전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수사하겠다는 식이니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시각이 좋을 리가 없다.

더욱이 서울 동부지검 검사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된 여성 피의자 A(43)씨는 최근 딸이 또래 남자 아이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충격으로 절도를 하게 됐다며 경찰에게 선처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성추문 당사자인 전모(30) 검사에게도 이와 같은 사정과 본인이 성폭력상담센터에서 딸과 함께 치료를 받던 중이었음을 알렸음이 언론보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담당 검사는 딸로 인해 충격을 받은 엄마에게 자신의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겠다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것이다.

담당 변호사는 이 사실을 검찰에 알려 합의를 하도록 함으로써 긴급체포하여 성폭행 혐의로 수사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 과연 이 땅에 대한민국의 정의는 살아 있는 것인가. 검찰은 대한민국 부패를 척결할 최고의 보루가 될 수 있는가.

검찰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개혁을 부르짖지만 자체개혁은 물 건너간 느낌이다. 급기야 박근혜 후보도, 문재인 후보도 반드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검사에게 쥐어준 권력은 자신을 위해 휘두르라고 준 권력이 아니다. 개그콘서트의 패러디가 오버랩 된다. "인간이 아니므니다. 짐승이 아니므니다. 검사이므니다. 한국 검사이므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