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대선에서 완주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야권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행보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전국을 누비며 선거유세 중인 이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저격수 역할을 함으로써 정권교체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특히 중앙선관위 주관 텔레비전 토론(다음달 4일, 10일, 16일)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함께 박 후보를 협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변호사 출신으로서 언변이 좋은 만큼 텔레비전 토론에서 강한 인상을 심는 데 성공할 경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지지율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전망이다.

이를 통해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 등으로 추락한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당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이같은 행보는 여러 요인에 의한 것으로 이해된다.

먼저 야권단일화 논의에서 사실상 배제돼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 후보는 최근 잇따라 사퇴한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후보를 야권연대의 대상으로 지목하며 대통합 선거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 인정한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서는 고려대상에서 제외돼있다.

문 후보 측은 부정경선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현재까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았다가 중도층 유권자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후보 본인이 유세현장과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약속을 어떤 일이 있어도 어기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모든 선택이 모든 방법이 다 가능하다" 등 발언을 하며 구애의 손짓을 보냈지만 민주당과 문 후보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이 후보 측 김미희 대변인 역시 뉴시스와 통화에서 "함께하자는 제안이 아직 없다. 완주를 못할 변수가 없다"며 "현재로선 사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후보의 완주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대선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이 후보를 향한 사퇴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했는데 이 후보는 왜 그러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압도하지 못하고 야권 내부에서 대선 패배 위기감이 고조될 경우 이 후보를 향한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변수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정치 전문가는 "통합진보당이 유권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1%가 안 되고 이 후보도 지지율이 1%가 안 된다"며 "박 후보와 문 후보 중 당선자가 미세하게 결정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후보가 아주 두드러지게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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