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두꺼비] 겨울 초입 숲 구경

모처럼 늦게까지 단잠에 빠져 이불 속을 벗어나기 싫어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무작정의 산행을 결심합니다. 지방에 산다는 것은, 차 몰고 잠깐이면 오를 만한 산이 가까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혼자 오르는 산, 아주 높은 산은 아니더라도 한두시간 낙엽 떨군 초겨울의 숲 구경 정말 오를만합니다.

활엽수의 대표격인 참나무 낙엽들이 호젓한 산길에 사람다니는 길위로 바스락 덮여있는 곳. 단풍이 아름답던 가을녘 산행말고도 사람들을 유혹하는 가벼운 등산으로 찾는 이도 많습니다. 메마른 가지 흑백의 농담과 음양만 있을 것 같은 초겨울의 숲에도 아직 남아 있는 옅은 나뭇잎의 매달림이 나름 아름답습니다.

잎 떨군 참나무의 옷 벗은 속살을 본다는 것은 나름 우람하고 든든하며 오랜 세월 맞서 온 당당함을 본다는 것입니다. 한겨울 다가올 추위까지 정면으로 맞서자는 기개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구요.



막상 눈으로 보는 형상과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에 차이가 있습니다. 산 속에서 본 우람하고 커다란 모습보다 훨씬 작아보이는 전체 형상이 맘에 들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숲 속 연두빛의 흔들림은 이맘 때 숲에 오르는 사람들을 바싹 마른 메마름으로만 남겨두지는 않습니다. 간간히 소나무 숲에서 바라보는 활엽수의 세상이 밝게 보이는 것도 눈 내리기 전 이맘 때의 풍경인거죠.

리기다소나무가 더 이상의 수고생장을 끝내고 부피생장에만 집중하는 때이지만, 사람들 눈에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쓰임새도 별로 없어 이제는 다른 수종으로 갱신이 필요하다는 말도 간간히 들립니다.

그래도 우리네 황량한 붉은색 산야를 푸르게 만들 수 있었던 나름 귀한 속성의 침엽수였음을 누군가는 증명해야 할텐데 말입니다. 우리네 산야에 어울리는 한국산 적송 숲이 익숙한 듯 숲에 들어선 느낌을 화끈하게 제공합니다만 침엽수 들어서 빽빽하게 성장한 자리에는 키작은 나무, 중간키나무 몇 그루쯤 함께 들어와 살기 힘든 숲이 되고 맙니다.

햇살 따뜻한 겨울 초입 숲 오를 때가 나름 매력적인 몇가지 이유가 있는거지요. 웬만하면 혼자 올라보세요. 수종이 다양한 숲속 풍경이 산 오르는 재미를 선사한답니다.

http://blog.daum.net/toad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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