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지난 4일 처음으로 치러진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을 보다가 통일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짚어볼 필요성을 느꼈다.

지구상에서 두 동강이 난 나라는 오직 우리나라뿐이다. 남북은 대치상태에 있어도 평화는 60여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분단을 언제까지나 고착화시킬 순 없다. 남북통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우리시대의 과제이자 역사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명하다. 발해 시대, 고구려 시대에는 간도까지도 우리네 영토였다.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으려면 한반도부터 통일이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을 포용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적어도 대선후보라면 말이다.

불과 50, 60년대만 해도 통일은 북한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다. 당시엔 북한이 더 잘 살았고, 군사력도 남한보다 우위였다. 남한은 소극적이었다. 그래서 통일을 하자고 하면 좌경분자로 몰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던 것이 70, 80년대 경제개발에 성공하면서 남한은 북한보다 더 잘 살기 시작했다. 군사력도 비교우위에 섰다. 정치도 안정됐다. 반면 북한경제는 거꾸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치체제도 불안정한 국면에 들어섰다.

2천 년대에 접어들면서 남북 간 힘의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 남한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북한은 지금 기아선상에서 허덕이고 있다.

한때 우리는 햇볕정책도 폈고 남북정상회담도 개최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일정책은 공회전만 거듭했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후퇴한 느낌마저도 든다.

지금은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한국경제는 쉽게 풀기 어렵다. 미래의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이 못된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저출산은 근본적인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통일이 된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통일을 해야 하는 진짜 실질적인 이유다.

일본은 독도 하나를 빼앗아보려고 한국에게 죽기 살기로 달려들고 있다. 암초투성이인 센카쿠 열도라도 얻어 보려고 중국에게도 떼거리를 쓰고 있다.

그런데 남한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12만㎢의 알토란같은 북한 땅을 되찾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당국을 코너에 몰아 중국에 거저라도 넘기겠다는 심산인듯하다. 역지사지하여 북한의 입장에 서보면 해답은 절로 나온다.

지금 북한을 이끄는 김정은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경험도 없다. 그저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에 매달려 외줄타기 체제유지를 해나가고 있다.

북한이 과거에 기댈 수 있었던 이웃은 중국, 소련이 전부였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된 이후 그들이 기댈 곳은 중국이 전부다. 기아에 허덕이자 미국에까지 손을 벌릴 정도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핵을 포기하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거다. 자존심이 강한 북한에게 무조건 항복을 기대하는 걸까.

왜 우리는 이웃이상이 될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심지어 다른 나라에서도 퍼주는데 같은 동포에게 퍼주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북한은 통일보다도 체제유지가 더 다급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제 1비서는 평양 외곽도 나가려 하지 않을 만큼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언제 쿠데타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는 통일을 생각해야 한다.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을 도와주고, 체제유지에 불안한 북한당국도 안심시키며, 남북평화는 물론 더 나아가 큰 틀에서 통일 너머의 상황까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그런 후보를 뽑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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