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송쓰] 푸른 눈의 민병갈 선생이 직접 만든 천리포 수목원

여행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천리포수목원은 충남 태안 천리포 해수욕장 바로 옆 수목원입니다. 바다와 바로 맞닿은 데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특이한 곳입니다.

천리포수목원은 한국 최초의 민간 수목원이기도 한데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만든 곳입니다. 한국을 사랑한 푸른 눈의 이방인, 민병갈 선생은 한국의 자연과 전통문화에 반해 태안의 땅을 사들여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수목원 곳곳의 게스트하우스는 기와집과 초가집으로 지었고 한국의 논과 자생식물을 하나하나 만들었습니다.

수목원 보존을 위해 외부인에게 공개하지 않다가 민병갈 선생이 돌아가신 후 많은 이들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개방된 수목원을 방문한지 몇 해 되지 않습니다.



추운 겨울 태안 안쪽으로 차를 달려 온 천리포수목원은 입구부터 바다와 함께하는 산책로가 시작됩니다.

사실 수목원이야 서울에서 가까운 광릉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등을 가 보았던 저인지라 놀랄 만도 했습니다. 광릉수목원은 넓은 국립수목원이고 아침고요수목원은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나들이 하기 좋은 수목원이었지만 천리포수목원은 무언가 달랐습니다.

'물의 요정'이라 불리는 닛시 등을 비롯한 희귀한 나무들과 봄이면 지천으로 핀다는 매화나무의 가지들이 장관이었습니다. 겨울에는 나무들이 대부분 잠을 잘 시기지만,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의 멋진 모습을 상상하며 길을 걷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소복히 쌓인 눈 사이로 숨어있는 나무들도 정다웠고 헐벗은 나무들이지만 억센 가지의 위용을 자랑하는 나무들도 있었습니다. 날이 맑아 푸른 하늘과 두리뭉실 어울려준 뭉게구름은 억새와 잘 어울리는 하루였습니다. 사계절 푸른 잎에 바알간 열매를 드러내고 있는 상록수와 봄을 기다리는 듯 솜털 옷의 목련의 눈은 서늘한 천리포수목원의 잠시의 위안이었습니다.

썰렁한 겨울, 코 끝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며 겨울의 나무와 풀을 산책하는 고요함을 누려보시지 않겠어요? 한겨울 적적함 속에서 산책을 하며 조용히 사진을 찍는 여행자라면 발길을 옮길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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