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은 박근혜 후보의 절대 우세를 예상했던 곳이다. 박 후보의 어머니인 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12일 빡빡한 선거 일정을 쪼개 옥천에 들러 잠시 유세를 했다.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행보였지만 어머니의 고향이었기에 잠시 들렀다고 할 수 있다.

선거 전 이곳의 표면적 분위기는 예상대로 박 후보의 분위기였지만 19일 오후 일부 언론사의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앞선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의 희비도 엇갈렸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던 박 후보 지지자들은 오후 6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박 후보가 앞섰다는 보도를 접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일찌감치 승리를 만끽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박 후보 지지자들은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방송 출구조사에 부재자 표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과 투표 마감 시간대 문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서울 등 수도권 투표율이 급상승했다는 소식에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개표방송 초반 보은·옥천·영동 등 충북 남부 3군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표차가 크지 않자 이용희 전 국회의원의 영향력에 관한 얘기도 돌았다.

비록 이 의원이 지역구를 아들에게 승계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영향력이 남아 있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의 절대 우세를 점쳤지만, 초반 개표에서 이 전 의원의 지원을 받은 문 후보의 표가 예상외로 많으면서 나올만한 얘기였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으로 방송 개표 결과를 계속 지켜봤다.

박 후보를 지지한 한 주민은 "옥천에 외가를 둔 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 지역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시시각각 들려오는 소식에 따라 마치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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