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충북이 '민심 바로미터'란 전통은 18대 대선에서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충북에서도 이겼고 전국적으로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청와대 주인이 됐다.

역대 대선결과를 보면 충북에서 이긴 후보가 패한 예는 거의 없었다.

1963년 5대 대통령선거 당시 충북에선 민정당 윤보선 후보가 이겼지만 대권은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의 것이었다.

이 때를 제외하고는 충북에서 승리한 후보가 어김없이 대권을 쥐었다.

최근만 보더라도 '충북 1등=전국 1등'이란 등식은 그대로 적중했다.

15대(1997년) 때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충북 득표율 37.4%, 전국 40.3%)는 충북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충북 30.8%, 전국 38.7%)를 누르고 당선했다.

16대(2002년)에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충북 50.4%, 전국 48.9%)가 '권토중래'를 꿈꾸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충북 42.9%, 전국 46.6%)를 눌렀고, 17대(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충북 41.6%, 전국 48.7%)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런 이력 때문에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충북을 민심의 바로미터 또는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라고 불렀다.

충북에서 이긴 후보가 당선되고 충북에서 이긴 정당이 다수당이 된 사례는 2010년 6·2 지방선거, 2012년 19대 총선까지 계속 이어졌다.

적어도 선거판에선 '충북을 보면 전국이 보인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깨진 전통도 있다. '시계추'처럼 민심이 여야 경계를 오가던 기록이다.

최근 10년만 되돌아보더라도 충북의 민심은 야(2002년 대선)→여(2007년 대선)→야(2010년 지방선거)→여(2012년 19대 총선)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 시계추 원리가 다시 작용했다면 승리는 야당, 즉 문 후보에게 갔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엔 시침·분침이 모두 '여'에서 멈췄다.

한국 정치지형의 축소판이라서 충북은 언제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캐스팅보트를 사수한 박 후보는 결국 승리했다.

충북 유권자는 이번에도 '충북을 보면 전국 민심이 보인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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