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이 전국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진정한 '득표율 족집게'였다.

14대(1992년) 이후 18대까지 20년 동안 5차례 진행된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면 청원군에서 1위를 한 득표자는 어김없이 당선자가 됐다.

이번 대선에선 당선자뿐만 아니라 득표율까지 맞췄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를 보면 청원지역의 후보별 득표율은 전국 득표율과 거의 일치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전국득표율은 51.6%였고, 청원군 선거구 득표율은 51.7%였다. 오차는 불과 0.1%포인트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전국득표율도 전국 48.0%, 청원군 47.7%로 오차가 크게 나지 않았다.

이번 대선의 청원지역 투표율은 75.1%였고 충북지역 투표율은 75.0%, 전국 투표율은 75.8%다.

득표율과 투표율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청원의 민심은 곧 충북의 민심이고 충북의 민심은 전국의 민심이 된 셈이다.

이쯤되면 앞으론 '청원을 보면 충북이 보이고 충북을 보면 전국이 보인다'는 격언이 선거판에서 통용될 수도 있는 일이다.

왜 청원군 민심이 전국 민심과 일치하는걸까. 청원군 도시구조는 전형적인 도농복합형태를 띠고 있다.

'신도시' 오송·오창읍엔 젊고 진보적인 성향의 유권자가 많이 몰려있고, 전형적인 농촌지역 가덕·낭성·남이면 등은 보수색채가 강한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이다.

오송·오창은 IT·BT 관련 국책기관과 벤처기업, 연구기관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다.

청원군은 2014년 7월 청주시에 통합된다. 행정구역 통합에 맞춰 치러질 지방선거에서도 마지막 족집게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한편 종전까지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족집게는 괴산군이었다.

역대 대통령의 전국평균 득표율과 괴산군 득표율간의 차는 14대 0.9%포인트, 15대 0.3%포인트, 16대 4.0%포인트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괴산군을 보면 전국이 보인다'는 말이 진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17대엔 7.4%포인트로 벌어졌고, 이번 18대 대선에선 11.9%포인트나 차이를 보였다.

괴산군이 청원군에 '전국민심의 바로미터' 지위를 넘겨준 셈이다.

14대부터 18대까지 당선자가 모두 1위를 차지한 충북 선거구는 청주 상당구, 청주 흥덕구, 청원군, 옥천군, 괴산군, 음성군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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