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제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는 박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도 2월24일까지 활동을 하면서 정부 각 부처의 업무를 파악하고 박근혜 정부 5년을 끌어갈 국정운영 철학과 분야별 청사진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자격으로 꾸린 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007년 12월26일에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같은 해 12월 30일 정부부처에서 파견된 전문위원 34명을 포함해 184명으로 구성된 인수위 구성을 마쳤다.

17대 인수위는 16대에 비해 약 20% 인원이 감축된 숫자로 구성됐으며 2008년 1월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의 인수위도 성탄절 직후인 26일께 그 윤곽을 발표한 뒤 연말인 31일 안으로는 구성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인수위 조직은 일반적으로 인수위원장을 필두로 부위원장, 당선인 비서실장, 대변인 등의 인사를 중심으로 ▲기획조정 ▲정무 ▲경제1 ▲경제2 ▲외교·통일·안보 ▲사회·교육·문화 ▲행정 등 각 분과와 특위로 구성된다.

◇위원장에 송호근·박상증·김종인·안대희 등 물망올라

박 당선인은 그간 국민대통합과 시대교체를 강조해온 만큼 위원장의 인선에도 국민대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송호근 서울대 교수와 박상증 전 참여연대 대표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중도 성향의 외부 인사로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 정신을 반영하는데 적합하다는 하마평이 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경숙 당시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깜짝 발탁한 바 있다. 한때 선대위 영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송 교수와 박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송 교수는 개혁 성향의 중도 보수 인사로 잘 알려졌다. 또 박 전 대표는 지난 1997년부터 10여년간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다만 박 당선인이 그간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공동으로 내정한 사례 등을 비춰볼 때 당내 인사 중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이 인수위에 참여할 경우 박 당선자가 그간 내놓은 경제민주화 공약 실현을 인수위 차원에서 진두지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후보군이다. 안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정치쇄신을 위한 공약을 성안했고 그동안 정치쇄신위원장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부위원장 최경환·권영세, 비서실장 이학재 등 하마평

각 분야별 실무위원에는 선대위 캠프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사들이 자연스레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실무를 총괄하는 부위원장에는 최경환 의원, 권영세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태다.

최 의원은 지난 17대 인수위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사실상 친박계 핵심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권 전 의원도 이번 대선에서 종합상황실장으로 활동하며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와 선거 흐름 등을 읽고 적절하게 대처를 하는 등 그 역량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에는 이학재 현 비서실장과 조윤선 현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실장은 그간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하고 있는 인물로 실무적인 연속성 측면에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선인의 '입' 역할을 해왔던 이정현 현 선대위 공보단장도 비서실장으로 중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조 대변인은 이상일 대변인과 함께 지난 4·11 총선에서 부터 박 당선자의 대변인으로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인수위 대변인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안종범·강석훈도 중용가능성…여성정책 민현주

또 박근혜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겸했던 안종범 의원도 박근혜 캠프 정책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만큼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낸 강석훈 의원도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멤버이기도 한 강 의원은 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핵심 경제브레인으로 부상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대선 경선캠프에서 여성·노동·일자리 연구자로 참여한 민현주 여성특보도 존재한다. 민 특보는 이번 19대 국회에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출신을 앞세워 박 당선인의 여성 정책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번 18대 대선양육·보육 분야에 매진한 김현숙 의원도 관심이다. 그는 이번 대선 캠프에서 박 당선인의 보육 공약을 만들었다.

나성린·여상규·김희정·이종훈·민병주 의원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전 의원, 심윤조 의원, 윤병세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수석 등의 참여도 예상된다.

◇與 "대통령 인수위…아직 결정된 것 없어"

이처럼 정치권 안팎에서 인수위원장직과 실무위원들의 명단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20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어떻게 꾸릴지 여부와 관련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오늘 오후 2시께 중앙선대위 공식 해단식을 한다. 이제 선대위 체제는 공식 해체되지만 대통령 임무 준비를 위한 다른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다만 "그 과정은 이제까지의 다른 대통령 당선인이 밟아왔던 과정에 준해 준비되는대로 설명하고 밝혀나갈 것"이라며 "당선인은 국민앞에 약속했던 국민대통합, 민생정부, 정치쇄신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인수위 구성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해진 대변인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인수위의 구성과 관련 "선거과정에서 어느 한 쪽에서는 그것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는 말이 있었지만 전혀 확인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를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인수위는 너무 요란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조용한 가운데 내실있게 정권 인수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새정부의 주요 정책의 골간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함께 "인수위에서는 너무 선정적으로 준비되지 않는 정책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일관성에 혼선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실있게 차근차근 하되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이 제시한 공약들 가운데 박수를 받은 공약 등을 수렴해서 지난 정부의 국정 가운데 이을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같이 융합해 새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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