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권태봉 일신여고 수석교사

지금 고등학교 3학년 교무실에는 수시합격자 확인과 정시 지원 원서 쓰는 학생들로 북적인다. 수능성적 1점 때문에 웃고 우는 학생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특히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 등급을 1점 차이로 맞추지 못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제자들이 몇 명 있었는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무척 아렸다.

평소 학생들에게 1점의 소중함을 강조 한다. 어느 대학에 50개 학과가 있다면 누구인지는 몰라도 50명은 합격을 하고 50명은 불합격해 그 결과가 180도 달라진다고 1점의 위력을 얘기한다. 면접에서 1점을 더 얻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더 체계적으로 면접을 준비했다. 흔히 면접은 서울지역 최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만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면접을 보는 학생들 모두가 준비해야 한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학생들과 면접을 준비했다. 구술 면접을 준비한 학생들이 100%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실전 면접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공통된 반응이다.

학생들과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면접의 개념부터 정립했다. 이미 알고 있는 면접에 대한 정보로는 모자라 서점에 가서 면접에 관련한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신문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아 면접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둘째, 학생들에게 면접 예상 문제와 정답을 작성한 후 친구들과 협의를 거쳐 최선의 답변을 만들게 했다. 각자 지원한 대학의 자기소개서 40%, 기출문제 50%, 기타 돌발문제 10% 정도의 비율로 작성했다. 가령 지원동기와 지원 분야를 위해 노력한 과정, 학교생활 중 배려와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와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 지원자를 뽑아야하는 이유, 고등학교 때 감명 깊게 읽은 책 등의 문제에 각 학과의 5년 정도의 기출문제에서 예상문제를 만들었다. 그리고 시사문제를 첨가하게 했다. 이와 같이 준비한 결과 준비한 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실제 면접에서 나왔다는 학생이 많았고 학교에서 구독하는 신문에서 읽은 탄소섬유에 대한 문제가 전공 심층 면접에 출제되어 대답을 잘 할 수 있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셋째, 면접의 방법을 가르쳤다. 손기척을 하고 면접장에 들어가는 방법, 승무원처럼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인사하는 방법, 인상적으로 자기를 소개하는 방법, 결론부터 말하는 방법, 돌발 질문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 면접을 마치고 뒷모습을 보이지 않고 나오는 방법, 단정한 복장으로 면접에 가는 방법 등등 세세한 것까지 얘기했다. 이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작은 부분이지만 큰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끝으로 캠코더로 촬영을 하면서 실전처럼 맞춤식 모의 면접을 했다. 여러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면접을 하면 학생들은 긴장을 한다. 특히 캠코더로 촬영을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극도의 긴장을 한다. 5문항을 10분 정도에 거쳐 묻고 대답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얼굴을 붉히고 말을 버벅거리기도 하고 돌발질문에 당황하기도하며 말을 빠르게 하는 등 어색한 장면이 많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학생들로 하여금 메모를 해 두었다가 도움말을 하게하고 나도 조언을 해준다. 본인 역시 꼼꼼하게 메모해서 참고하라고 한다. 또한 캠코더 파일을 본인에게 주어 집에 가서 부모님과 보며 고쳐야 할 부분을 파악하여 좀더 잘 할 수 있도록 연습하라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끼리도 틈나는 대로 면접 연습을 하라고 한다. 면접 연습을 할 때는 서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각자 말하는 모습을 보고 좀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또한 실전면접 후에는 반드시 소감문을 쓰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에게 배우며 쑥쑥 성장해간다.

학생들과 면접을 준비하면서 강조한 것은 지금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대학 입시는 물론이고 입사시험에 활용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맞선을 볼 때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면접을 준비한 학생 중 먼 훗날 입사시험과 맞선을 보며 고3 가을에 준비했던 면접의 추억을 되새기는 학생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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