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계사년 … 뱀을 말하다] 서양에선 교활하나 신중성 상징 … 동양에선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

2013년 흑계사년(黑癸巳年) 흑뱀의 해가 시작됐다.

2012년 흑룡의 해가 맹렬함과 불굴의 열정으로 보낸 해였다면 2013년 흑계사년은 지혜의 물결이 넘쳐나는 장류수의 해가 될 것이라고 역설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뱀은 12지간중 여섯번째 동물이다. 생김새가 징그럽고 뱀에 물렸을 때 맹독성 때문에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고, 서양에서는 지혜가 있고 교활한 짐승으로 '악마의 사자'라고 불린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구렁이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용이 된다고 믿고, 또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믿어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왔다. 성서에 '뱀처럼 지혜로워라'라고 있듯이, 뱀은 오래전부터 현명한 존재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고대 오리엔트나 고전 고대에는 점술에 사용됐다.

일상생활에서는 공포의 대상이거나 흉물로 배척당하지만 민속신앙에서는 신적 존재로 위해지면서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 등 다양한 풍속이 전승되고 있다.

불교에서는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을 뱀신이라 해 무지한 인간들을 일깨워 지혜의 등불을 밝혀주고 가르쳐서 올바로 살게 하도록 해줌은 물론 일체의 병으로 하여금 완전케 해줌으로써 광명을 찾게 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독교 신약선서에도 '뱀처럼 신중성 있고 비둘기처럼 순결하라'라는 구절이 있다. 그만큼 뱀을 교활함이 있는 동시에 신중성의 상징으로 봤다.

뱀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성장할 때 허물을 벗는다. 이것이 죽음으로부터 매번 재생하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불사(不死)→재생(再生)→영생(永生)의 상징으로 무덤의 수호신, 지신(地神), 죽은 이의 새로운 재생과 영생을 돕는 존재로 인식했다.

또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의 다산성은 풍요(豊饒)와 재물(財物), 가복(家福)의 신이며, 뱀은 생명 탄생과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의 능력, 끈질긴 생명력과 짝사랑의 화신으로 문화적 변신을 하게 된다.

뱀은 재물을 늘려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뱀은 곰이나 두꺼비 등과 같이 달 동물의 대표적 존재로서 풍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들은 겨울철에는 보이지 않다가 봄과 여름에 나타남으로써 기울고 차는 달의 이미지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뱀꿈을 꾸면 태몽과 재물(성공) 등 대체로 길몽으로 해석된다.

꿈에서 많은 뱀을 보게 되면 하는 일이 잘될뿐 아니라, 뱀을 만지는 꿈을 꾸면 부자가 되고, 뱀이 치마 속으로 들어오거나 뱀이 몸을 감으면 잉태하게 되며, 구렁이에 물리는 꿈은 큰 인물이 될 아이를 낳는 태몽이다. 삼국유사 후백제 편에는 지렁이(뱀)와 교접한 처녀가 낳은 아이가 견훤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뱀이란 동물은 원래 독을 품으면 기어이 물어야 하는 잔악하고 음란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뱀띠생들은 용맹과 투기심이 강하고 가슴 속에 남모를 한을 품고 있기도 하다.

뱀띠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초지일관하는 기질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성품이 고상하고 도덕관념이 강해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알고 언행이 바르다. 자유분방하며 붙임성이 좋다. 다만 본성적으로 세심하면서도 한편 의심이 많은 신경질적인 기질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방종을 경계하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생활태도를 익혀야 한다.

2013년 흑뱀의 해가 밝았다. 뱀처럼 풍요와 다산, 따뜻한 지혜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한 해를 시작해보자! / 김미정 mjkim@jbnews.com


뱀띠 인물 누가 있나

뱀띠들은 무슨 일이든 자력으로 이룩하려는 의지력을 갖고 곤경에 처해도 굴하지 않는 성격으로, 용의주도하면서 자유로운 발상을 겸비하고 있다.

뱀띠 인물로는 임진왜란으로 쓰러져가는 조선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이순신 장군(1545년)이 있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1905년),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최초의 부녀 대통령 역사를 쓰게 된 박정희 전 대통령(1917년), 이명박 대통령(1941년)이 있다.

외국인으로서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미국 인권 대통령 링컨(1905년),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1917년), 서양 철학자 괴테(1749년), 세계적 화가 피카소(1881년)가 뱀띠 인물이다.

재계에서는 LS그룹 구자열 회장(1953년)이 있고, 충북 청원 출신으로 청주상고(현 청주대성고)와 청주대를 졸업해 최근 삼성 부회장으로 승진한 박근희(1953년) 삼성생명 사장이 있다. 뱀띠CEO는 창조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꼼꼼함과 미래 설계능력이 뛰어난 리더로 분석된다.

연예인중에는 올해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 원조 꽃미남 원빈, 소지섭, 김희선이 모두 77년생 뱀띠이고, 이미자(1941년), 김혜자(1941년), 소녀시대 태연(1989년) 등이 있다. / 김미정



흑뱀띠 해

2013년 계사(癸巳)년은 오행중 물(水)에 해당하는 '계(癸)'와 불(火)에 해당하는 '사(巳)'가 합쳐진 해이다.

오행의 색깔로 따지면 검은색이고 사(巳)는 십이지지중 6번째 지지이며, 12띠 동물중 뱀에 해당한다. 60년만에 오는 흑뱀의 해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60갑자의 흐름으로는 2012년 임진년 등이 모두 60년 주기로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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