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재식 저산교회 목사

새해 첫 지역교회 연합회 조찬기도모임을 인도한 후 동역자들과 옥천으로 향했다. 묵밥, 묵칼국수, 묵파전을 맛나게 식사한 후 옥천의 명소와 골목길도 걷고 실개천 옆 정지용시인 생가와 기념관에서 '향수' 시를 들으며 옥천의 수월성(秀越性), 비범성(非凡性)이 가득함을 느낀다. 아름답게 가꿔진 지역에서 단아한 힘이 느껴지기에 가정, 지역, 사회의 업그레이드가 날마다 이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움트기 시작했다.

느헤미야처럼 고국을 사랑하는 애국의 마음과 인격의 고결함은 유대인들에게 큰 감화를 주었다. 느헤미야처럼 무너진 것을 보수하고 세우는 업그레이드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허물어지고 무너지는 가정, 지역, 사회를 보수하고 세우는 일에 힘을 쏟는다면 함께 소망하는 열정들이 많아질 것이다.

3차 포로귀환 후 느헤미야가 중점을 두었던 것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일이었다. 무너진 그들의 중심, 삶의 한가운데 있었던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세움으로 동질감 회복과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성전을 향한 성전 중심의 삶을 지속하며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때로는 격이나 품질들을 높이는 업그레이드의 삶에서 성취하는 다양한 만족감을 찾을 수도 있다. 끊임없는 관리, 변함없는 보존과 더불어 변화와 성숙의 틀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몇 달전 추운 겨울날 어느 학교 교정에서 두툼한 옷을 입고 바깥 벤치에 앉아 책을 보는 학생을 보았는데 혹독한 추위에 밖에서 책을 읽는 이유가 궁금했다. 학생이 몇명이 후에 다시 실내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다양한 추측을 시작해 보았다. 졸음이 찾아와 졸음을 쫓기 위해서 였을까? 추위로 추위를 극복하는 훈련은 아닐런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절기상 지난 겨울 추위에 이유를 불문하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에 감탄과 당혹감이 밀려들었지만 그 청년들의 패기에 놀라며 자신에게 경종을 울리고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노력일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시 느헤미야의 담대함의 업그레이드에 눈을 돌려본다. 아닥사스다 왕 제 이십년에 느헤미야가 수산 궁에 있을 시기에 하나니가 예루살렘성은 허물어지고 성문들은 불탔다는 슬픈 소식을 느헤미야에게 전하였다.

그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슬픔 속에 잠겨 "주여 구하오니 귀를 기울이사 종의 기도와 주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오늘 종이 형통하여 이 사람들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느헤미야 1:11)라고 주야로 백성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듬해에 왕은 느헤미야의 수심 가득한 얼굴을 보고 그 이유를 묻는 왕에게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슬픈 일들을 말하고 나서 그곳으로 귀환할 것과 강 서쪽의 총독들에게의 공문을 보내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으며 성벽건축에 필요한 재목들을 요청했다. 느헤미야가 요청한 모든 것을 아닥사스다 왕은 허락했고 또한 평안히 3차 귀환민들과 함께 고국으로 갈 수 있도록 군대장관과 마병도 공급해 주었다.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벽재건을 시작으로 흐트러진 율법을 회복시키는 일까지 완성한 느헤미야였다. 겉과 속을 새롭게 하기 위한 몸부림이 느헤미야에게 있었던 것이다. 허물어진 성벽을 재건했고 무너진 율법의 질서를 바로잡았다.

이것이 참 업그레이드 모습인 것이다. 업그레이드는 바로잡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새해 삶의 안팎에서 양(量)과 질(質)의 무너진 것을 보수하고 허물어진 것을 고치는 업그레이드의 끊임없는 도전이 넘쳐날 것을 기대해본다. / 저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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