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아이들 진로 탐색꾼 변신 강경구 증평청소년수련관장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있다. 앞의 '미쳐야'는 미친 사람(狂人)을, 뒤의 '미친다'는 도달한다는 뜻의 미칠 급(及)이다.

자신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 일에 미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40살 그리 많지않은 나이에 연 2만5천∼3만명의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증평청소년수련관의 관장을 맡고 있는 강경구 관장을 만났다. / 편집자주



강 관장과의 인터뷰 도중 그에게서 不狂不及(불광불급)이란 말이 생각났다.

1990년대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강 관장은 공업계열의 전기과로 대학을 진학했다. 자신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아버지의 권유에서다. 앞으로 자동차정비나 전기 분야가 유망할 것이란 조언에 아무런 생각없이 동의한 것이다.

전공과목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한 그는 그래도 전공에 맞춰 기업체에 취직했다. 그러나 영 회사에 애착을 갖을 수 없었다.

한 번 직장을 옮기다보니 7년 동안 7번의 회사를 옮겨다녔다. 아무리 정을 붙일려고해도 짧게는 수개월 길어도 1년 이상 버티기가 어려웠다. 참으로 힘든 직장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런던중 다시 옮겨간 직장이 청주시청소년수련관이다. 시설파트에 취직해 1년여를 근무하던 2002년 그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우연찮게 청소년 프로그램을 한 번 맡아 진행한 것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너무나 즐거웠다. 그 길로 그는 전공인 시설파트를 떠나 외도에 나선다. 내친김에 야간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석사 졸업과 동시에 청소년지도사 1급, 사회복지사 1급을 취득했다.

정말로 열심히 근무하고, 공부했다. 주경야독하며 치열하게 생활을 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다보니 몸은 피곤했을지언정 행복한 시절로 추억했다.

청소년수련관의 특성상 토요일, 일요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 학생들의 수업이 끝난 후인 야간과 방학은 더욱 바쁘게 돌아갔다. 남들과 거꾸로 돌아가는 생활이지만 그는 하는 일이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남다른 성실성을 인정받아 사무국장에 이어 2010년에는 부관장직을 맡기도 했다.

2011년에는 설립한 지 얼마 안되는 증평청소년수련관장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자신의 전공과 일치되지 못한 7년의 세월이 아쉬워서일까, 강 관장은 청소년의 직업과 진로에 많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증평지역의 학교를 순방하며 직업진로 콘서트를 진행했다. 의사, 교수,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가들이 한 교실에 들어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소개와 준비과정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대개 강당에서 한 학년이나 전교생을 모아놓고 특강위주의 대규모 수업으로 진행한 관행을 깬 것이다.

학생들은 희망에 따라 수업을 골라 들으며, 평소 궁금점을 물어보는 등 자연스런 대화가 가능한 직업진로 콘서트는 큰 인기를 얻었다. 증평지역은 물론 괴산, 청주지역에서도 요청이 이어졌다. 올해에도 증평청소년수련관은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설 명절 강 관장은 대기업에 근무하는 회사원과 의사 친구들로부터 돈은 많이 벌어도 일이 힘들다는 푸념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보수는 아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즐겁게 보람있는 생활을 하는 자신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싶은게 그의 꿈이다. 꿈이란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좋아하는 일을 찾을 때 생긴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아이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찾아진 꿈은 습관이 들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아픔을 견디기위해선 상담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하루 평균 200여명이 드나드는 수련관 운영이 그리 만만치않을 듯 싶었다. 게다가 요즘 청소년이 얼마나 자유분방한가?

그는 "청소년들이 새로운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장난치고, 뛰어놀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학생들을 두둔한다.

콘크리트 교실에서 아침 8시부터 밤 늦게까지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절대 조급히 꿈을 강요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지나친 부모, 교사의 욕심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충고다.

모두가 다르듯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속도 역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는 청소년들 스스로의 판단을 존중한다. 자신들이 선택할 때에만 분명한 이유를 갖고 실행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7년을 돌아 자신의 천직인 청소년을 만나서일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선 청소년들을 향한 "미쳐야 미친다"는 불광불급이 더욱 와닿았다. 박익규 / 증평



"겹 경사났네"

우수 수련시설 장관상에 '우수모델' 선정 국비지원

개관 4년차인 증평군 청소년수련관이 전국 제일의 청소년수련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증평군청소년수련관은 지난해 청소년 수련시설종합평가 결과 '우수청소년수련시설'로 평가받아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게 됐다. 아울러 '2012 청소년 우수자원봉사자 시상식'에서 도 최우수터전으로 선정돼 같은 장관상을 수상했다.

한 해에 연이어 장관상을 수상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증평군청소년수련관은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여성가족부로부터 '청소년 체험활동 지역사회 운영 모델 기관'으로 선정되어 국비 3천만원을 지원 받는다.

이같은 성과는 운영의 효율성과 이용 활성화 촉진, 특성화된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전 직원들의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2008년 8월 5일 개관한 증평군청소년수련관은 공공청소년수련시설로서 주5일제 수업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난 청소년들에게 교육사업, 문화사업, 위기청소년지원사업, 직업·진로사업 등 6개영역 5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연간 3만여명의 청소년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청소년들 각자의 능력과 재능을 살려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은 청소년들이 특기를 살리고, 꿈을 이루기에는 어려움이 많기에 수련관의 "댄스연습실, 창작공방실, 음악연습실, 인공암벽장, 북카페, 인터넷 카페" 등 전문화된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꿈과 열정을 키울 수 있도록 문화활동, 동아리활동 등을 운영·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증평군청소년수련관 2층에 내에 설치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전용면적 118.8㎡ 규모로 면접상담실, 집단상담실, 사이버상담실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개소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강경구 관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내실 있는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내 유관기관들과 연계망을 구축하여 청소년들의 창의적인 성장 지원과 자기주도적인 역량개발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박익규 / 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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