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천태종 살림꾼 총무부장 월도스님

충북 단양에 총본산을 둔 대한불교 천태종. 1967년 정부에 공식 등록한 불교종단이지만, 그 역사적 연원은 6세기 중국의 천태지자 대사와 11세기 고려의 대각국사 의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같이 유서깊은 불교종단 천태종은 현재 전국에 160여개 사찰을 거느리고, 500여명의 스님이 수행과 전법에 매진하고 있으며 등록된 신도가 250만여명을 웃도는 교세를 자랑한다. 천태종의 최고 어른은 종정이고, 종단행정은 총무원장이 관장하며 중앙종의회와 감사원 등 3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천태종 총무원을 총 책임지는 '6부 1실' 체제의 수석부장인 총무부장 월도 스님(51).

서울 관문사 부주지와 분당 대광사 주지를 겸해 1인 3역을 맡고 있는 월도 스님은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지난해 12월 2일 총무부장을 맡으면서 종단의 업무를 파악하고 비전을 수립하는 등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월도 스님은 깐깐한 수행자이지만, 타고 난 일꾼이기도 하다. "나를 버리는 것이 나의 수행"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는 월도 스님.

이는 즉, '자기의 생각 속에 갇히면 스스로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이며, 오직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버리는데서 생명과 자유를 얻는 것이 수행자'라는 뜻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이라는 얘기다.

월도 스님의 평소 철학은 구두선(口頭禪)이 아니라, 몸소 실천이 우선이다.

최근 분당 대광사에서 실시한 특별한 템플스테이를 예로 들 수 있다. 지난 1월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크로아티아 선수단 28명을 초청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를 체험시키며 함께 어울렸다.

매년 지역의 소외계층과 김장을 나누고 이웃들과 동지팥죽을 나누는 행사를 하는 것도 세상과 소통하는 불교를 위한 스님의 열정이기도 하다. 또한 가을마다 산사음악회를 열어 지역주민들과 어울린다.



나눔과 소통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이 보장되어야 '효과'도 확실하다는 것이 스님의 평소 지론이다.

천태종의 사찰은 24시간 문이 열려 있으며, 누구든 아무 때나 와서 기도를 하고 가라는 의미다.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대화를 할 수 있고, 어떤 문제이든 상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월도 스님은 집무실을 대광사 관음전 1층에 두고 누구든 만나고 무슨 일이든 경청하며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그러한 만남에서 느낀 점들을 잔잔한 에세이로 엮어 지난해 여름에는 '마음이 머무는 곳에 주인이 되면'이라는 책자도 발간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세상과 소통하기 혹은 나눔으로 하나 되기, 말은 쉽지만 실천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월도 스님은 "수행자인 이상 이 세상에서 할 일은 나와 타인이 함께 성불하는 길을 닦는 것일 뿐"이라며 사회복지와 범죄 예방운동 등에도 앞장섰다.

월도 스님은 2000년 춘천 삼운사 주지를 맡을 당시 춘천시립노인복지관을 수탁 운영하며 관장을 역임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노인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무렵이었다. 스님은 노인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고 강원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 등을 맡으며, 종교계가 고령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자 노력했다.

"종교란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월도 스님.

그는 "죽음의 가치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요양과 건강문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죽음에 대한 인식이라고 말했다.



월도 스님의 이러한 소신은 천태복지재단 사무총장을 거쳐 이사를 맡으면서 종단적으로 확산되었다.

천태복지재단은 전국 18개 지부에 30여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절반이 노인관련 시설이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과 행정대학원의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경찰행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월도스님.

경찰행정을 왜 배우려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범죄가 들끓는 세상, 범죄를 없애려면 범죄의 실체를 알아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세상으로 들어가야 하고, 세상 속에서는 온갖 풍파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문을 그렇게 온 몸으로 펼쳐 보이는 것이다.

앞으로 월도 스님은 더 많은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곳곳의 천태종 사찰에서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접맥하여 삶의 동력이 되고 희망의 자양분이 되게 하는 각종 사업들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계층과 지역 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길을 불교가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병철 / 단양



▶학력

1993년 금강불교대학 천태학과.
1999년 동국대 불교대학원 지도자과정.
2008년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
2013년(현) 동국대 경찰행정학 박사과정.

▶경력

2000년 춘천 시립 노인복지회관 관장,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
2002년 강원지방경찰청 경승 위원, 춘천시니어클럽시설장.
2005년 강원도노인복지관협회장.
2007년 민주평통 자문위원
2008년 천태종복지재단 이사
2010년 한국범죄심리학회 이사
2011년 우면종합사회복지관장
2012년 천태종 총무원 총무부장

▶표창

2008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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