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신문활용 교육]스마트 기기와 아날로그

아침 일찍 일어나 현관으로 나가 신문을 들여왔다. 그런데 1 면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교황 사임'이라는 기사가 1면 제목으로 실렸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 준비 때문에 자세히 내용을 읽을 형편이 되질 않아서 머리 속에서 만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오래간 만에 신문 활용 수업을 하고 싶어 그 동안 쌓아 놓았던 신문들을 주섬주섬 챙겨 출근을 하였다.

아주 오래 전, 신문 활용 학습이 아주 활발하게 적용되던 시절이 있었다. 나도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수업으로 흥미 있게 진행하고 싶어 깊은 관심을 가졌다. 책도 사 보고 신문 활용 학습을 위한 다양한 양식을 알아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수업에 적용하려니 여러 가지 제약과 시간 부족으로 실제 활용을 많이 하지 못하고 아직껏 그 책자들이 책꽂이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던 참이었다. 그 책을 볼 때 마다 언제하지, 언제하지! 하며 시작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마침 신문 활용 학습 관련 연수가 있다는 공문을 접하고 아주 기쁘게 응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지난 날 열심히 시도해 보고자 했던 방법을 이제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해 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학교에 도착하여 한 다발의 신문 뭉치를 책상 위에 올려 놓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늘 우리 선생님이 무엇을 하시려고 그러나'하며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다.

난 우선 모둠자리를 만든 다음 적당히 신문 자료를 나눠 주었다. 그리고 질문을 하기 시작하였다. 집에서 신문 보는 사람? 한 사람도 손을 들지 않는다. 나의 실망하는 표정! 그럼 부모님이 집에서 신문을 보시는 분? 4~5명의 아이들을 조심스레 손을 든다. 그럼 너희들과 부모님들은 세상 소식을 무엇을 통해 듣고 계실까? 하니 텔레비전 뉴스나 스마트폰을 통해 검색해 본다고 한다. 종이 신문의 비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에게 신문에 얼마나 많은 유익한 정보와 소식들이 있는지 알려 주며 신문으로 볼 수 있는 넓고도 깊은 세상에 대해 알려 주고 싶었다.

신문을 펼쳐 본 아이들이 우선 큰 제목들을 살펴 보며 무슨 이야기인가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기분 좋게도 시작은 성공적인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서 궁금한 것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호기심어린 눈으로 이 것 저 것 뒤적이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찾고 거기에서 각자 궁금한 것에 대한 문제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문제를 만든 후에는 서로 문제에 대한 답 알아맞추기를 하자고 했더니 더욱 신나했다.

아이들은 이런 것도 있네. 저런 것도 있네 하면서 새삼스레 신문에 대해 재미를 느끼며 신문에는 세상의 별의별 내용들이 아주 다양하게 많이 실려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많은 가정에서 신문을 보지 않는다고 하여 실망하였던 내 마음이 조금씩 풀렸다.

이렇게 재미를 붙여 주면 신문을 접할 기회를 많이 갖겠지하는 희망이 생기며 앞으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쌓아갈 모습들을 생각하니 흐뭇한 마음마저 들었다. 너무 성급한 생각인가?

이제 주어진 시간에 만든 문제들을 내고 맞추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서로 제가 먼저 문제를 내 보겠다고 난리다.

이렇게 활발하게 수업 참여를 하게 되니 재미도 있고 자신감도 생기며 친구들과의 협동심, 이해심, 배려하는 마음까지 생기니 그 동안 수업 시간에 쫓긴다, 어수선하다. 하는 나의 선입관으로 일찍이 이런 시간을 할애해주지 못한 내가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오늘 수업에 대한 소감을 물어 보았다.



"너무 재밌어요. 다음에 또 해요."

"무엇이 그렇게 재밌었는데?"

"신문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지 몰랐어요. 우리 나라 소식, 다른 나라 소식, 정치, 경제, 연예, 스포츠, 과학 등등 너무 많은 정보들이 들어 있었어요."

"네, 전 축구를 좋아하는데 여러 가지 스포츠도 아주 많이 소개되고 있어요."

"그랬구나! 그럼 우리 다음에 또 할까?"

"네."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각자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신문을 살펴보고 자료를 모아 와서 신문 스크랩을 해 보자고 했다. 우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의욕이 넘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준다면 신문과 아주 친한 아이들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기기에 빠져 있어 활자로 된 것들을 기피하고 읽기 싫어한다. 책도 글자 많은 것이 싫어 만화책만 좋아하고 읽는다. 그런데 작은 글씨로 꽉 채워져 있는 신문을 보면서 새로운 것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오래 전 갖고 있던 다양한 수업 방법의 적용을 통한 아이들의 흥미 유발, 수업 만족도 증가, 수업 집중력 향상, 지적 성취감 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으니 교사로서도 아주 만족할 수 있었다.

지난 번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포미(http://www.forme.or.kr/nieweb)에 대해 교사나 학부모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하게 소개했었다. 다음에는 실제 교육현장에서 쉽고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신문 활용 학습지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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