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신문활용 교육] 새학기 신문활용교육 시작은 교사·학부모가 신문 즐겨 읽어야

K선생님! 올해 3월 1일자로 A학교에 전근가심을 축하드리며, 신문활용교육(Nie)을 하고 싶은데 부담이 많이 된다는 말씀을 듣고 이 지면을 빌어 답장을 드립니다. 사실상 이 세상에 살면서 부담 안되는 일은 없답니다. 밥먹기위해 수저드는 것도, 누구와 통화하기위해 휴대폰 번호 누르는 것도 부담이라면 부담이지요. 결국 무엇을 할때 그것이 부담인가 즐김인가 느끼는 차이는 일의 경중이 아니라 '생각하기' 나름일 것입니다. 마치 붕어빵을 잉어빵으로 바꾸는 것은 '빵틀' 이듯이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하는 것처럼요. 얼마 전에 어떤 선생님께 Nie를 권하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난 해본적이 없기에 안하려구요", 저는 이렇게 말을 이었습니다. "쌤~ 아이들한테는 안해본 것도 해봐라, 무엇인가 새로운 방법도 생각해봐라 충고는 잘하면서 정작 우리 교사는 왜 해온 것만 하려고 하는지,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면 배우면서까지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 신문은 인간과 세상을 스토리텔링하는 매체

K선생님! 얼마 전에 어떤 신문기사 하나를 읽고 잠시 멍하니 있었답니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눈물이 맺혔지만 신문읽는 재미를 느꼈어요. 누군가에게 이 기사(이야기)를 말해주고 싶은 충동이 물밀 듯 밀려왔습니다. 우리는 이런 느낌을 '감동'이라고 하지요. 물론 나쁜 내용이기에 충격받은 것도 남에게 전파하고 싶지만, 아름다운 내용이기에 감동받은 바를 나 혼자만 알고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소개를 드릴게요.

'쓰나미에 주인 떠나보낸 휴대전화… 2년 만에 가족 품으로'라는 제목의 신문기사인데요. 몇 군데만 옮겨보겠습니다. "(전략) 2년 만에 돌아온 휴대전화에는 대지진 당일 후쿠다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낸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중략) 3시 8분께는 집에 있는 부모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고 10분 뒤 도쿄에 사는 큰딸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작은 딸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3시 22분 그는 남편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괜찮아? 우린 지금 공원으로 피난 중." 해일이 리쿠젠타카타를 덥치기 2분 전,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다. (중략) 후쿠다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작은 딸 유리(24)는 휴대전화가 돌아온 것에 대해 "언제나 가까이서 보고 있을 테니, 너무 애쓰지는 않아도 돼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후략)"



이 기사를 읽는 중 제 머릿속에는 여러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첫째, 죽음을 생각하면서 ▶죽음이 있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어쨌든 모든 동·식물이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는 것 ▶어떤 모습으로 죽는 것이 행복한 모습일까? ▶질병·사고로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겠으나 자살은? 더군다나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어린 학생들의 자살과 그 방지책은? ▶나의 유서를 미리 써본다면 어떤 내용을 담을까? 그리고 둘째, 휴대폰과 관련하여 ▶휴대폰에 얽힌 나의 일화는? ▶위기에 닥쳤을 때 이제 살 시간이 5분밖에 없다고 할 때 가족에게 어떤 문자를 보낼까?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은? ▶미래의 휴대폰은 어떻게 진화할까? ▶휴대폰으로 3행시 짓기 ▶요즘 휴대폰의 영향은?(특히 청소년에게) ▶휴대폰에 얽힌 기사(이야기)를 모아 본다면? ▶휴대폰을 소재로 한 유머, 소설, 콩트, 연극, 영화, 방송극 찾아보기 ▶이 기사에 나오는 남편, 큰딸, 작은딸, 부모의 심정은? 이들은 이 사건 이후 어떤 삶을 살까? 아울러 셋째, 굳이 NIE활동과 관련짓는다면 이런 감동적인 기사를 ▶가정 또는 학교의 학생조회·수업시간에 부모와 교사 또는 학생이 읽어주고 그 유가족들의 심정 느끼기(말하기) ▶직원협의회나 학교방송에서 낭독하기 ▶학교신문이나 교지에 이런 기사를 자료로 하여 자기 느낌 400자로 적어보기 등을 한다면 큰 감동의 물결이 흐르는 활동이 될 것입니다.

신문에 실리는 모든 내용(기사·칼럼·사설·사건·사연·사진·만화·소설 등)은 결국 '사람이야기'입니다. 요즘 고위공직자 임명과 관련한 청문회를 보면서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그들의 행적과 해명은 그 사람의 지나온 생활과 지닌 성품을 스토리텔링해주는 것이지요. 물론 TV방송은 항상 거실 등에 붙박이로 있고 화면을 통해서 전달하는 매체이기에 편하게 감각적으로 얼른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지만, 신문은 자기가 낱말을 읽으며 머리로 생각해야하고 구독하기 위해 손으로 잡아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한 눈으로 전체윤곽 살피기 및 반복 읽기를 할 수 있는 효과가 있지요. 여기서 굳이 신문읽기의 교육적 효과를 말씀드릴 지면은 부족하지만 저 또한 어릴 때부터 쉬지 않고 꾸준히 신문읽기를 한 덕분에 둔재임에도 불구하고 글쓰기와 말하기, 집중력으로 공부하기 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 먼저 교사와 학부모가 신문읽기를 fun해야

K선생님! 그런데 평소 신문은 읽으시는지요. 설령 그동안 등한시 했어도 지금부터 자신의 평생교육차원이나 인성교육·글읽기·글쓰기교육차원의 신문활용교육을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1천명당 신문구독률이 '도표'에서 처럼 아이슬란드는 705.9명이지만 우리나라는 180명 정도라고 합니다(출처:정문성의 '홈스쿨 NIE 학습법'). 선생님께서 '180+α명'이시기를 바라면서 아무쪼록 올 한해가 선생님의 인생곡선에서 의미 있고 보람 가득찬 교직생활로 방점을 찍는 시간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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