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만한 봄맞이 전시

이번 주말 전시장에는 독특한 선묘로 그린 작품과 독특한 설치작품이 눈길을 끈다.

차를 마시며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우민아트센터내 '카페 우민'에서는 이달 말까지 이승현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걸린 작품들은 독특한 선묘들이 알듯 말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살아 꿈틀대는 이름모를 괴기한 생명체 같기도 하고, 그냥 의미없는 선들이 뒤엉켜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밀하고 자유로운 선들이 여러겹 겹쳐 우연히 혹은 우연이 아닌 독특한 형상을 만들어내고, 이 선들이 뻗어나가 유기적인 형상들을 이룬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세밀한 선묘들로 완성된 작품속에 미술사 속 명화가 숨겨져 있다.

이승현 작가의 이번 전시작들은 독특한 선묘들이 만들어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꼬이고 뒤틀린 미확인 생명체 연작의 일부와 그의 미확인 생명체들이 바이러스가 되어 서양미술사 책을 통해 또는 해외의 유명 미술관에 전시되는 세계적 명화들에 파고들어 그들을 변형시켜 만든 'Masterpiece virus' 연작의 일부이다.

우민아트센터는 "부분부분은 매우 세밀하고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그 형태는 딱히 무엇이라고 규정짓기가 애매하다. 이렇게 애매하고 불분명하며 확인되지 않은 대상들, 그리고 이들을 만들어내는 선이 이승현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5회, 그룹전 18회를 가졌고,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2기, 국립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서울시립난지미술창작 스튜디오 3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제30회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선정작가 20인'(2008년), 제8회 송은미술대상전 '우수상'(2008년)을 수상했다.

제6기 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회'를 열고 있는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오는 10일까지 김종희, 윤동희 작가의 작품전이 열린다.

김종희 작가는 'Drama:'라는 주제로 미디어아트작품을 선보인다. 5분짜리 영상물에는 손가락을 이용해 사람을 표현하고 이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어울리고 다투는 일련의 과정을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고무찰흙을 매개로 풀어냈다.

수많은 만남의 연속인 우리네 인생을 표현하면서 그 만남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운명이든, 만남에 있어 동요(動搖)되고, 동화(同化)되고 변화,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현실인듯 비현실적으로 한 편의 드라마로 보여준다.



윤동희 작가는 '붉은 밤'의 주제로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사운드와 설치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서 붉은색은 '피'를 상징하며 고문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부각시킨다.

붉은 조명으로 꾸며진 방에 들어서면 파편적인 드로잉작품과 함께 양 옆으로 고문장면을 그린 작품이 서서히 드러나고, 그동안 국가의 이데올로기에 무관심했던 나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확인하게 한다. 고문소리를 이용한 설치작품, 죽은 사람의 몸을 올려두는 칠성판이 붉은 조명 아래 전시된다.

윤동희 작가는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폭력이라는 것은 불편하게 다가왔다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다. 사회가 가진 틀과 현상에 대한 고발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결부된 ' 믿음'을 재확인해보려는 예술적 의지를 설치작품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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