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이 이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해도 되는 거냐.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행위다』
 21일 오전에 전격 단행된 박장열 의장의 사퇴 발표 소식에 충주시의회 의원들은 당혹감과 함께 심한 분노를 나타냈다.
 이어 의원들의 분노는 이날 사적인 일을 이유로 의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의장에 대한 성토로 이어졌다.
 의원들은 『의장의 사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을 부의장이 의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책임 회피를 위한 고의적인 행동』이라며 『의장 부재시 의장직을 대행해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부의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비난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은 부의장이 의회에 모습을 나타낼 때까지 기다려 이날 예정된 예산안을 처리키로 했으나 서울에 올라갔다는 부의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을 넘긴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오후 4시가 돼서야 부랴부랴 남아 있는 의원들을 소집, 겨우 정족수를 채워 본회의 개최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정작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보고해야 할 예결위원장이 또 다시 개인적인 일을 이유로 자취를 감춰 본회의 개최가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지방의회로서는 아주 드물게 가장 중요한 사안인 예산안 처리를 법정기한까지 넘겨 24일 본회의로 미루기로 했다.
 의원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사퇴를 발표한 의장, 개인적인 일을 핑계로 예산안 승인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안을 뒤로한 부의장과 예결위원장, 시민들의 대변인임을 자처하는 이들은 이날 무책임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으며 공인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망각하고 말았다.
 이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이들을 의회로 보낸데 대한 심한 배신감으로 허탈해진 가슴을 쓸어 내렸다.
 『언론이 이러한 의회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보도해야 합니다』
 어느 의원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우리나라 지방의회의 열악한 현주소를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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