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마지막 숨을 고르고 음악을 기다리는가 싶더니 역동적으로 움직이다가도 최대한 힘을 빼고 도약할 때면 세상이 멈추는 듯 했고, 한 마리 새처럼 완벽한 자유로움은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최고의 무대임이 틀림없었다.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연기 앞에 숨 죽이며 긴장한 가운데 응원을 보낸 모든 국민들이 탄성과 감격의 기쁨을 함께했다.
그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더욱 특별한 감동이 있었다. 시상식에서 캐나다 현지인 49명으로 구성된 아마빌레 청년합창단이 우리말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다소 느린 연주에 맞춰 현지인들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애국가는 세계 1위에 대한 또 하나의 예우를 품격 높게 시도함으로써 경기를 관전한 모두에게 따스한 감동을 선사하고 긴 여운을 남겼다. 마치 위대한 챔피언으로 다시 돌아 온 김연아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우승한 선수 조국의 언어로 된 국가를 부르는 이벤트는 아마빌레 청년합창단에서 특별히 선수와 관중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국가가 울려퍼지는 장면을 지켜보며 캐나다 측의 배려된 준비와 품격이 진수성찬의 융숭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 고맙게 느껴졌다. 이는 분명 국민에게 감동을 전하고 국가간 우호 증진으로 이어지는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충북도는 중소기업 수요맞춤형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등 다양한 해외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어렵사리 확정된 경제자유구역 또한 외국 기업을 비롯한 전문인력의 투자유치가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 해외 지원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주요 외빈이 방문하는 국제행사나 투자유치 협약 그리고 바이어 초청 때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있었던 이벤트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
도립 또는 시립교향악단, 지역내 초중고 학생합창단, 우리 지역에 터전을 잡아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 이주민 내지는 유학생, 그리고 음악 동호인 그룹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는바, 이들을 통해 그 감동을 전한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를 활용해 협력관련 문서들을 제작한다면 직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충북의 위상을 드높이며 상대방에게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국제교류행사에서 음악과 같은 부대 요소로 행사의 본뜻을 부각시키는 것 외에도 지자체를 상징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함께 진행한다면 국제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 된 교류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국가차원의 의전 행사나 국빈 등의 방문 만찬에서 종종 활용되고 있으나 지자체 차원의 국제행사 등에서는 활용 예가 그리 많지 않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5월 오송 세계 화장품뷰티박람회를 시작으로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기농엑스포 등 굵직한 행사를 충북에서 개최하는 시점에서 단순 교류 및 행사를 뛰어 넘어 지자체 행사에 공공외교를 접목한 문화예술적 교류를 통해 향후 발전된 충북 위상과 함께 글로벌 홍보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문화적 감동이 다시 지역경제와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식 사업추진은 더욱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먼저 웃음을 줄 수도 있고, 따뜻한 마음을 줄 수도 있다. 어떤 것이라도 소중한 많은 것들을 상대방을 위해 준비하라. 그것이 상대방과 사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향후 왕성하게 전개될 지역경제와 기업경영 활동에 정성적인 감동을 전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한다면 금상첨화의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중부매일
jb@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