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오홍진 대신증권 부장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부자가 되려는 욕구에 비해 부자가 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는지는 별개이다. 또, 돈에 대해서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과 표현하는 생각이 다르다. 마음속으로는 돈에 대해 강한 욕구를 보이지만, 외부적으로는 돈에 대해 경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부자가 되려면 금융IQ가 높아야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융IQ가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10년에 금융감독원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금융IQ는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결과는 금융IQ가 낮은 사람이 금융IQ가 높은 사람보다 투기성향이 강해 과도한 위험 감수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조사의 결과만 놓고 보면 금융IQ가 낮은 사람이 훨씬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금융IQ는 개인의 재정상태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로 유명해진 로버트 기요사키는 자신의 저서에서 금융IQ가 올라가면 상황 변화에 구애받지 않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자신이 가진 밑천이나 자산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금융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통상 밑천이 없거나 얼마 안 되는 사람은 지레 부자의 길을 포기할 수 있는데, 로버트 기요사키의 주장에 의하면 그런 사람도 금융IQ를 높이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설파하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금융IQ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개인적인 측면, 가정적인 측면 그리고 국가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꾸준히 금융정보나 지식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금융정보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정보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에 대한 지식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돈을 벌고 유지하기 위해 금융에 대한 정보를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각 개인들은 저축, 소비, 투자, 신용, 기부 등의 분야별로 자신의 활동을 점검하고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자신의 현재 수준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교육 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금융IQ 테스트와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가정적인 측면에서 금융교육은 대단히 중요하다. 가정은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서 자라나는 자녀들의 금융IQ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가정에서는 용돈관리, 투자경험, 기부활동, 저축 등 실질적으로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습관화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세계적으로 부를 많이 축적한 유대인들은 조기 금융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대인들은 전 세계 어디서든 13세가 되면 '바 미쯔바(Bar Mitzvah)'라는 성인식을 갖고, 실제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종자돈을 축의금 형태로 준다.

이 돈을 받은 유대인들은 자기 책임 아래 다양하게 자산을 운용하며 실전적인 '경제 감각'을 터득한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경제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며 청춘을 보내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고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예전보다는 금융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프로그램도 많아졌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학교 교육 과정에서 금융교육은 소외되어 있다.

지금 학교에서는 외부 강사에 의한 이벤트성 금융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융교육을 담당할 선생님도 부족하고 관심도 부족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교육이 입시에 매달린 탓이다. 일정한 연령이 되면 학생들이 통장을 개설하게 하고 용돈을 관리하는 것을 지도하거나, 사이버머니를 지급해 가상 투자를 해보는 등 실질적인 금융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돈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인간성이 말살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돈에 대한 이해와 지식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왕왕 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금융IQ에 대한 관심은 제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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