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정책문제에 대한 그릇된 진단으로 정책목표 자체를 잘못 설정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정책용어로 '제3종 오류'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전제가 잘못되면 답도 잘못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구시대적인 근거 없는 확신과 소신에 의해 야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폐해는 사회전반에 확산되게 된다.

그간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기업지원정책과 실행프로그램에 대한 제3종 오류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러한 문제들의 구조가 제대로 이해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하에 정부는 지역산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기업지원정책과 실행프로그램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기업지원에 대한 기획과 실행, 그리고 평가로 이루어지는 기능과 역할을 명백히 분담하여 추진하면서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 견주어보아도 창업부터 기술개발, 제품양산, 판매촉진, 직접적 자금지원에 이르기까지 기업성장을 위한 지원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 하기에는 미비하다는 것이 대부분 기업들의중론이다.

기업지원정책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함에 있어 제3종 오류를 방지함과 동시에 실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개별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산업분류별 기업 군집도와 성장잠재력, 산학연관 연계협력과 융합의 정도, 이와 관련한 제반 혁신역량 등에 대한 분석은 객관적인가? 기업관련 각종 통계와 자료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그 자료들이 가공, 정리되어 다시 기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순환적으로 적용되고 있는가?

이와 같은 반성과 의문으로부터 지역산업 성장발전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산업현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한 정보의 활용이 기초가 돼야 한다. 개별 기업으로부터 유사기업의 군집도 그리고 이들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의 정도에 이르기까지 밀도 높은 분석이야말로 맞춤형 기업지원은 물론 지역산업 생태계 조성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수혜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기업들의 성장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애로사항을 밀착관리 하는 것이 한 차원 높은 기업지원 선순환체계 구축의 방향이며 지역산업생태계 조성의 올바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산업 생태계에 있어 발전을 선도하는 것은 무엇이고 미진한 것은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절장보단(絶長補短)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산업에 맞는 기업지원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체제야말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한 사안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업지원이 단절적이고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산학, 산산, 학연 등의 협력 프로그램이 실시간으로 현실가능성 있게 도출돼야 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으로 협력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들 네트워크 참여 주체들은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멘토가 될 수도 있고 멘티가 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문제가 있는 현장에는 해결책 또한 존재하듯 다양한 네트워크 속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활발한 소통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현실가능성이 높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진단한 문제와 그에 따라 도출한 해결 프로그램에 지속적 모니터링과 전문적 컨설팅을 결합함으로써 지속가능 성장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인간의 건강과 관련해 종합검진이 필요하고, 그 검진에 입각해 예방과 처방이 제시되듯 보다 알찬 지역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진단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기업지원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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