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기자단 - 가을하늘처럼] 어버이날+어린이날= 가정의 날 통합 연휴지정 효과 있을듯

새해 첫 달력을 손에 쥐자마자 빨갛게 표시된 공휴일을 세어보니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공휴일이 겹치면 무릎을 치며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오직 필자뿐이랴? 새털같이 많은 날, 합법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이 많아지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공휴일이 금요일에 걸리면 연휴로 이어져 가족 여행이나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할 짬을 얻을 수 있어 좋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대체휴일제를 통해 관광산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있어 내심 기대를 했지만 재계의 반대에 묻혀 군불만 땐 격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 대체휴일제가 잠시나마 시행된 적이 있었다. 1989년 당시 공휴일이었던 국군의 날이 일요일과 겹치자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쉬었다. 그러나 설과 추석이 연휴로 확대돼 대체휴일제는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대체휴일제 검토에 대해 재계는 대체휴일제가 생기면 인건비 부담액이 연 4조3천억원, 조업단축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로 최대 28조 1천억원, 도합 32조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어떤 근거로 32조 가량의 손실이 발생하는지 잘 모른다. 솔직히 말해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날이 많아봤자 2~3일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논리라면 2004년 주5일제가 도입됐을 때 나라가 거덜났어도 벌써 거덜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풍선효과'처럼 한쪽의 손실이 발생하면 다른쪽에서는 반드시 이득을 보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주 5일제로 인해 관광사업 또는 외식사업쪽은 과거보다는 좀 낫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연간 2천116시간으로 다른 OECD국가보다 300시간 이상을 더 일하고 있다는 것은 차지하더라도 근로시간이 많다는 것이 곧 생산성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역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노동환경이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보다 더 열악한 소단위 기업과의 형평성이다. 휴일이 늘어나 그 혜택을 볼 수 있는 직종과 그것을 바라만 봐야하는 직종의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체휴일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 중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잔업과 야근, 때론 주말근무까지 해야하는 중소기업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시간을 갖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5월은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어린이날은 공휴일이니까 문제가 없지만 어버이날은 평일이라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주말에 미리 다녀오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하지만 당일 날 모른척 넘어가기가 민구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매년 첫째주 월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면 주말과 함께 3일 연휴가 된다. 그러면 어린이날을 겸할 수 있고,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찾아뵙고, 식사하거나 가족단위 여행도 갈 수 있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첫째주 토요일을 어린이날로 정하고, 월요일을 가정의날, 혹은 어버이날로 지정 공휴일화하면 공휴일이 늘어나지 않으면서도 직장인들이 어린이날도 챙기고 어버이날도 챙겨야 하는 부담감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연휴에 3대가 모일 수도 있고 처가를 챙겨야 하는 기혼자들은 부담이 덜할 것이다.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다. 어린이날을 주관하는 단체의 반발도 있을 수 있고, 어린이날의 위상이 격하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족해체의 심각성과 세대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민이 팽배한 요즘을 생각하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연휴를 만든다면 말로만 가정의 날 운운하는 것보다 실효성과 효과 면에서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한손에는 장난감을, 다른 한손에는 카네이션을 들고 부모와 자식노릇을 하기 위해 동동거리는 직장인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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