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톱 여배우가 축구 선수의 피부를 보면서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라는 남성 화장품 광고를 통해 유행어가 붐을 이루면서 여성에 한정되었던 미에 대한 관심이 남성에게까지 몰리게 되고 실제 남성용 화장품 매출이 지속 성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름 개선을 위한 보톡스가 미용제품으로 상용화되고, 로마 신화에서 전해져 오는 미와 사랑의 신 비너스를 보더라도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사실이다.

지난달 26일 폐막한 오송국제화장품뷰티박람회는 충청북도에서 개최한 박람회 역사상 가장 많은 118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볼거리, 체험거리, 먹을거리의 기본적 요소와 함께 다양한 부대행사 등 관심을 끌만한 요건을 두루 갖춤으로써 연령층에 관계없이 많은 이들이 찾았고, 일부 산업관과 체험관은 연일 긴 행렬로 대기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충청북도가 차세대 신성장산업으로 화장품뷰티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여 지역의 경제발전과 함께 향후 뷰티산업관련 행사가 지역과 산업, 사람이 공존하는 지랫대 역할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진입장벽이 유독 높은 화장품 시장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가 한번 형성되면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금번 박람회와 같은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뿐 아니라 지역의 뷰티관련 기업육성을 통해 해외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필요가 있다. 가령 아시아시장에서 일고 있는 한류를 활용한 정기적 뷰티컨퍼런스 또는 해외 유명 브랜드사와 연계한 행사 등이 다양하게 시도되어야 한다.

둘째, 우리 지역만의 차별화된 뷰티산업 육성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근 웰빙 및 럭셔리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하여 자연물 그대로를 가공한 유기농 또는 인공화합물 최소화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세계 뷰티시장 역시 가격 경쟁뿐만 아니라 제품마케팅에 있어서 이러한 점을 중요 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외국의 유명 브랜드 화장품에 쓰이고 있는 원료 중 많은 부분이 한국산(Made in Korea)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값비싼 외국 유명화장품의 상당 부분이 국산 원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기농 산업의 지속적 육성과 원료 제조업체 지원정책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견인이 필요하다.

좋은 원재료를 개발 생산하고 있지만 브랜드 장벽은 물론 시장진출에 필요한 자금의 문제 등이 자사브랜드로 나오지 못하는 애로사항이다. 때문에 뷰티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원료 개발업체들의 완제품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은 향후 우리지역의 뷰티산업을 브랜드화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셋째, 평년과 달리 금년 5월은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양산을 쓰고 관람을 위해 줄을 선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전시관을 제외한 이동구간이 야외로 구성되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방문객이 적지 않았다. 더불어, 박람회장에 설치된 시설물들이 행사종료에 따라 재활용 보다는 철수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재활용을 못하는 기회비용과 철수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다가오는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기농엑스포, 바이오엑스포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여전히 컨밴션산업인 MICE산업이 부족한 현실은 아쉬운 점으로 남고 있다. 컨벤션산업은 비록 무형성, 이질성, 소멸성이 있지만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파급효과가 그 어떤 사업과도 차별화 되고 있기 때문에 컨밴션센터의 필요성을 다시 거론하고 싶다.

넷째, 이번 박람회의 성공요인을 되짚고 이를 향후 지역발전의 본보기로 삼는 온고지신의 정신이 필요하다. 전국 각 시도에서 국제적 규모를 표방하는 행사가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나 당초 목표에 현저히 미달하여 곤욕을 치루는 사례들을 볼 때 그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 그 옛날 아름다움을 구가하기 위하여 융성했던 비단산업의 중심축이 된 실크로드와 같이 이번 박람회를 통해 승승장구하는 뷰티로드가 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기원한다. 화장품뷰티박람회 개최라는 아이디어의 착상자,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중개자, 그리고 정책결정으로 실행을 담보한 의사결정자는 물론, 협력과 참여를 이끈 조직위의 일사분란한 업무추진은 박수 받아 마땅하며 앞으로 지속적인 열정과 노력을 담아 충북의 뷰티로드에 청신호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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