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삼성전자는 금년도 1분기 매출액이 52조 8천68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78% 증가했다. 또한 영업이익은 8조 7천794억 원으로 54.32%, 당기순이익은 7조 1천549억 원으로 41.73% 증가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을 넘어서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IM(IT·모바일)부문의 30%대 성장을 기반으로 놀라운 성공스토리를 써가는 중이다. 그렇지만 사상 최대의 이익 잔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향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한 경제지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해부하면서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 뛰어난 공정기술, 세트와 부품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영업이익 7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사업으로의 쏠림현상, 하드웨어에 비해 미흡한 소프트웨어 경쟁력 등을 해결해야할 과제로 들었다.

세계 시장은 늘 1등 기업을 주목한다. 기대에 못 미치는 조짐이 보이면 가차없이 평가절하하면서 기업 가치를 재 산정한다. 일부 외국 신용평가사와 증권사의 우려가 표출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했던 최근 상황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삼성전자에 대해 민첩한 적응자이긴 하지만 진정한 혁신자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기종이 저가에서 고가까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대적할 경쟁상대가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감지되자 올해 판매 추정치를 낮추는 부정적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렇게 1등 기업은 국내외 관련 기관들의 엄정한 평가과정을 거쳐 부상하기도 하고 속절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삼성전자 내부에 변화와 혁신의 경영철학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계기를 주었으며 그 이후 급속히 성장해 왔다. 금년에 '신경영 20주년'을 맞으면서 이건희 회장은 1등이라는 '자만'과 싸워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에도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제2의 신경영 선포에 가까운 위기론을 거론한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IT기업 중 하나인 Microsoft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Microsoft도 18개월이면 망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이것이 치열하게 무한경쟁 시대를 사는 기업들의 현주소다.

결국 삼성전자는 신수종 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포스트 신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피치가 지적한 것처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아이템이 갖고 있는 변동성을 줄이면서 창조와 혁신을 바탕으로 미래 산업, 즉 태양전지, 자동차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에 관심을 둘 것이다.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쉽게 되는 생태계 조성, 벤처·중소기업의 창조경제 주역화 및 글로벌 진출강화, 신산업·신사업 개척을 위한 성장동력 창출 등에 향후 5년간 약 40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충북의 미래 먹거리는 정부정책 변화와 기업환경의 조합에서 찾아야 한다. 10여 년간 전략산업 육성사업을 통해 구축된 반도체, 바이오, 전기전자융합부품, 차세대전지 등의 집적효과와 신규로 지역특화산업으로 선정된 전력에너지부품, 금속가공, 기능성화장품, 바이오·한방식품 등을 잇는 견고한 가치사슬에서 글로벌 1등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내 산학연협력 DNA는 기업현장의 니즈(needs)는 물론 욕구(wants)까지 충족시키는 비타민이 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현실을 토대로 창조적 혁신을 창출해 나가는 '커넥티베이트(Connectivate = Connect+Innovate)'의 모범지역으로 충북이 우뚝 서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사례에서 보듯 이유없는 명성은 없다. 1등을 쫓기만 해서는 1등이 되지 못하며 진정한 고수는 위기라 쓰고 기회라 읽는다고 한다. 충북을 창조지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 차별화되고 실천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충북의 활기찬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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