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P)가 미국의 양정완화 조치로 풀어내던 달러를 점점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의 금융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양적 완화를 줄이겠다는 의미보다는 돈 푸는 일을 멈추고 거꾸로 긴축재정으로 돌아서겠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파워를 새삼 느낄 수 있는 한 주였지만 이러한 현상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바라본다면 기회와 위기가 혼돈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전문가의 생각과 다를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거시적 관점에서는 한국이 신진형 금융 경제구조에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

세계 시장의 자금은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는 파도 같지만 자금이 가는 길은 달러가 약세인 국가 또는 금리가 높은 국가를 찾아 가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국가라고 해도 그 국가의 단기적 성장 가능성이 적으면 밀물같이 자금이 들어서지는 못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국은 글로벌 유동성이 감소하고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점쳐진다. 게다가 신흥국 투자포지션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한국에 투자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달러 양정완화의 축소 조치는 한국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러한 금융수급 논리가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이유는 썰물처럼 빠져나갈 자금의 갈 곳이 없다. 양적 완화로 풀어버린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리가 없고, 유럽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본다면 유럽을 향하는 것보다는 한국에 그냥 남는 것이 낫다.

일본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고, 중국의 약한 펀더멘털(fundamental)을 신뢰할 수는 없다. 갈 곳이 아프리카이지만 그 곳은 대량의 달러가 투자될 곳이 없다.

오히려 한국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고, 일본의 양정완화가 실패가 된다면 동아시아 경제 주도권은 한국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국의 출구전략에 외자 이탈의 파고에 직면한 신흥국들의 충격이 클수록 단기적 경제수지가 좋았던 한국에는 더욱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대통령에 대한 고무적인 중국의 환대가 이러한 미래의 복선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지역의 수출형 중소기업 입장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충북 지역의 수출 중소기업에게도 숨통이 트이게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이 한 동안 어려웠지만 달러 유동성이 줄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기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기업은 가격 경쟁력에 대한 정책을 손질할 때이다. 물론 원료 수입에 부담이 되겠지만 그 동안 저렴하게 매입했던 원료를 잘 활용하여 원가를 낮추고, 제품 가격을 낮추어 달러 강세 기회를 지렛대로 삼아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3년 간 재고품도 가격 경쟁에서 유리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 예측을 통해 수출 기업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어떠한 특별한 시점을 찾아내어 그 시점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지만 글로벌 금융정책을 구간 단위로 특별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FRP가 공개한 것을 보면 달러의 양적 완화가 멈추는 시점, 달러를 흡수하기 시작하는 시점 등이 원화 가치의 하락이 점쳐지는 시점으로 예상 할 수 있다.

당연히 중간 중간에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충격과 중국의 거품 이동 시점에도 충분한 분석을 하면서 전략 수정을 해야 한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금융 정책을 단순하게라도 예측할 수 있다면 중소기업의 성공적인 수출 전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수출 중심 중소기업의 파이팅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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