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중순. 우리 지역 대학생 40여명이 3박4일 일정으로 지역의 우수 기업들을 행군하며 탐방하는 '희망이음 대장정'이 진행되었다.

그동안 일하기 좋은 기업, 고용우수기업 등을 선정하여 다양한 홍보를 추진해 오고 있으나 기업에서는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고, 구직자들은 "취업할 기업이 없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지역기업을 바로알고 인력시장의 미스매칭(miss matching)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희망이음 대장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탐방단을 구성하고, 탐방할 대상 기업들을 직접 섭외한 것은 물론, 방문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보고 듣는 생생한 체험과 함께 재직자들과의 담소로 구직자 관점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취득함으로써, 지역 기업의 향후 발전 가능성과 비전을 가늠해 볼 수 있었고, 자신의 미래를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행군 중간 중간에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활동, 농촌 일손돕기까지 진행하였으니 땀 흘린 보람이 배가될 수 있었다. 무더위와 장마비 속에서 이른 아침 치러진 출정식에 기꺼이 동참하여 손주 또래 같은 학생들에게 덕담과 함께 격려를 아끼지 않은 70대 고령의 대학 선배님은 그 자체로서 학생들의 귀감이 되었고, 일손이 부족한 농촌마을에서, 그리고 사랑이 필요한 장애우 시설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일궈낸 봉사활동은 이웃사랑을 함양하는 일석이조의 행사가 되었다.

특히, 바쁜 경영환경 속에서도 탐방을 흔쾌히 허락하고 기업 소개와 현장 투어는 물론 학생들의 궁금증에 상세히 응대하고 탐구와 도전의식에 격려를 아끼지 않은 기업관계자 그리고 마을회관을 학생들의 쉴 자리로 내주고 직접 수확한 옥수수, 과일 등을 대접해 주는 농촌주민들의 모습 속에서 비단 일자리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 중소기업 취업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기업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대기업에 비하여 정보가 현저히 부족한 현실에서 자신이 과연 이 회사에 들어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희망이음 대장정을 통해 청년실업과 일자리 미스매칭의 문제는 국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수동적 생각에서 벗어나 정보를 직접 파악하고 움직이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값진 성과였다.

또한 지역 소재 기업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이 구인과 구직에 대한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상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행군의 전 일정에 학생들과 함께 동참한 지도교수 역시 취업에 대한 절박함을 한걸음 한걸음에 담아내는 제자들을 보면서 취업과 사회진출에 대한 무거운 책무를 느꼈다고 한다.

차제에 이러한 탐방 프로그램은 진로를 탐색하는 청소년기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 보다 일찍 진로선택 경험과 고용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이른바 고학력 교육의 비효율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장기적 시각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수도권의 대기업으로 구직 쏠림현상을 극복하는 한 방편으로 학부모와 함께하는 지역기업 바로알기 프로그램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청소년들이 대기업 또는 수도권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성향은 학부모 또한 기대하고 심지어 부추기는 경향까지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음 대장정의 마지막까지 단 한명의 낙오도 없이 참여한 모든 이들의 구슬땀이 마치 보석처럼 빛나 보였고, 그들의 도전의지와 사랑 나눔의 실천은 더없이 숭고했다.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어려움 속에서 지식을 연마하여 큰 성공을 이룬다는 형설지공처럼 희망이음 대장정의 열정을 담아 미래를 준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진정한 보석이 될 수 있는 길은 산학연관이 합심하여 지역의 산업경제 번영을 일궈낼 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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