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블로그-하늘소리

박재환 옹기장을 만나다.

두어 차례 옹기장을 행사장에서 뵌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단독으로 뵙는 것은 처음이다. 어렵사리 부탁해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교회에서 신앙간증을 듣는 것처럼 신나기도 하고 청산유수로 말씀을 잘하신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전수생인 아드님은 전화로 30분 넘게 인터뷰 중이다. 본래 약속은 5분 정도 간단하게 말씀듣고 사진 한장 촬영하기로 한 것이었는데 자제분이 전화인터뷰를 오래하는 바람에 옹기장께서 많은 시간을 내주셨다. 덕분에 전수생인 자제분에게 여쭤볼 내용을 옹기장에게 다 들었다.

옹기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다 기록하기도 어렵거니와 녹음을 준비하지 않은 바람에 기록을 남길 방법이 없다. 그래도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 수많은 옹기의 이름이다.

자배기, 뚝배기 등 크기에 따라, 용도에 따라 다 제각기 이름이 있다. 참 정겹다. 잘 정리해 살려서 써야할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또 하나는 속담이다. '사기장수는 사금 남고 옹기장수는 오금 남고 유기장수는 육금 남고 칠기장수는 칠금 남는다.' 참 재미있는 속담이다.

각 대학에 많은 도자기학과가 생겨났는데 옹기에 대해 학생들이 부지런히 배워 전국의 옹기장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빨리 전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옹기의 과학성이나 우수성을 힘주어 말씀하신다. 여전히 옹기는 우리 생활속에서 숨쉬고 있다.

미래 세대에게 옹기를 온전히 전해야할 책무도 우리에게 온전히 남아있다.

충청북도는 요지부동이다. 봉산리 옹기터는 그대로 공원이다. 막내 아들이 조각공원을 만들어 더없이 멋지다. 그런 옹기공원을 살리면 얼마나 좋을까? 아파트 내에도 공원이 필요한 것인데 이걸 그냥 밀어버린다면 우리 민족 전체에게 얼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자원 하나하나가 다 사라진다면 우리의 얼을 어디에서 찾을까? 정말 충청북도는 얼빠진 도가 되는 것이다.

/ http://blog.naver.com/daroppa/90178165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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