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걸순 중원문화연구소장 일제강점기 행형기록 분석

충북 지역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151명이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걸순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장은 13일 충북도청에서 열리는 중원문화연구소 학술회의에 앞서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일제 강점기의 판결문 등 행형(行刑)기록을 분석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충북대 사학과 교수인 그는 이날 '충북 출신 독립유공자의 발굴과 향후 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독립유공자로 포상되지 못한 충북 출신 독립운동가 151명을 발굴·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949년부터 시행한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 결과 현재 충북 출신 독립유공자가 430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밝힌다. 충북 출신의 독립유공자는 전국 대비 3.26%에 불과하다.

박 교수의 이번 논문은 한꺼번에 많은 수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독립운동 관련 형사소송 행형 기록물 가운데 충북 출신자의 판결문은 총 458명분 1천32건에 이른다.

이미 포상된 독립유공자를 제외한 미포상자 관련 판결문은 총 238명분 396건으로 박 교수는 포상 기준을 적용해 이를 모두 분석해 151명의 포상 가능 대상 인원을 밝혀냈다.

이들을 운동계열별로 분석하면 의병 계열 40명, 3.1운동 계열 60명, 기타 계열 51명이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독립유공자의 포상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과 자료는 일제의 재판 판결문 등 행형기록이다.

박 교수가 국가기록원 소장 행형기록에서 충북 출신의 독립운동가 151명을 새롭게 발굴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충북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돼 훈포장을 추서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이날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도 공개해 충북 출신 미서훈 인사 46명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재판 판결문을 확인할 수 없어 독립운동가 여부를 확언할 수 없지만, 박 교수는 형량이나 죄명으로 볼 때 독립운동가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교수는 더 많은 충북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포상 받게 하기 위해서는 충북 출신 독립운동가의 현황 파악, 그들의 공적을 입증할 수 있는 재판 판결문 등 행형기록 발굴과 검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상 신청을 하기 위해 가칭 '충북 출신 독립유공자 발굴 및 포상 신청 본부'와 같은 한시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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