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산스끼다시 내 인생

밤늦게까지 도서관에 있다가 집에 가는 길, 민우씨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야, 민우야! 반갑다" 일단 받았더니 낯익은 목소리가 들리는데 누군지 통 모르겠습니다. 한참을 어물거리자 저편에서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자신을 지용이라고 말합니다. 아, 이제야 생각났습니다. 중학생 민우에게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지용. 옛 친구와 서먹하게 대화를 나누던 민우는 너무 미안해졌습니다. 우리, 왜 이렇게 멀어져 버린 걸까요?

어린왕자도 관계 때문에 고민을 했다?

바로 그 질문, '어린왕자'도 했습니다. 작은 별에 혼자 살던 어린왕자 앞에 나타난 장미 한 송이 때문이었죠. 외로웠던 어린왕자는 장미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데요. 장미는 자신을 정성을 다해 돌봐주는 어린왕자에게 오히려 깐깐하게 투덜대며 이것저것 요구하는게 많았어요. 어린왕자는 그런 장미의 행동에 실망해 자신의 별을 떠납니다.

여러별을 여행하다 지구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장미가 가득한 정원을 봅니다. 자신이 이제껏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온 장미가 이렇게 흔한것이었다니! 어린왕자는 갑자기 슬퍼져 울고 마는데요. 그때 한 여우가 다가와 어린왕자에게 가장 궁금해하는 것에 대한 답을 해주죠. 바로 '관계'의 비밀에 대한 말이에요.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 여우가 말합니다. 관계는 '길들이는 것'이라고요. 마치 야생 여우가 사람의 손에 길들어 그 사람만의 여우가 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는 만큼 그 관계가 깊어진다는 것이죠. 그제야 어린왕자는 장미가 자기를 길들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제껏 물을 주거나 벌레를 잡아주고 바람을 막아주면서 장미가 소중해진 것이죠. 이제 지구에서 본 그 수많은 장미는 어린왕자에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됐습니다. 오직 자신의 별에 남아있는 장미만이 어린 왕자에게 의미가 있었으니까요.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필요해질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 것이고,

네게는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어린왕자와 장미, 어쩌면 그 사이가 우리와 닮았을지도 몰라요. 누군가와 처음 관계를 맺을 때는 정성을 쏟지만 한순간에 멀어지기도 하죠.

때론 흔하게 널린 장미같은 자신의 인간관계에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관계가 깊어지기는커녕 점점 짧아집니다. 아, 이제 민우씨가 던진 질문에 답을 내릴 시간입니다. 그래요. 관계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정성을 들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렇게 정성을 들인 사람이 바로 자신에게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되는거죠.

순수했던 어린 시절엔 아무 조건없이 마음을 주고 쉽게 친한 친구가 되는데요. 나이가 들면서는 그 특별한 관계가 점점 줄어듭니다. 좋은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주위에 하나둘 줄어드는 친구를 보며 각박해진 세상을 안타까워만 합니다.

관계를 더 이어가고 싶다면 어린왕자가 장미에게 쏟았던 순수한 관심과 애정을 먼저 보여주는 건 어떨까요? 관계는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거니까요. / http://dohyuni1018.blog.me/80196668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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